[마켓인]1.3兆 환매연기 '젠투펀드' 사태 피한 군인공제회

이광수 기자I 2020.07.08 04:30:00

군공, 2018년 젠투 펀드 구조상 문제 지적
"당시 젠투펀드 담보로 서로 연결돼 있어"
법적 대응도 검토…500억 투자금 회수해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선제적으로 젠투파트너스(Gen2 Partners, 이하 젠투) 펀드의 운용상 문제를 발견해 대처한 군인공제회 사례가 기관 투자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젠투가 1조3000억원 규모 펀드를 환매 중단하면서 시장 안팎으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국내 판매사들은 젠투가 어떤 구조로 자산 운용을 해왔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지난 2018년 젠투파트너스에 투자했던 500억원 규모의 투자금액을 환매 받았다. 군공도 처음에는 환매연기를 통보받았다. 군인공제회는 젠투파트너스 펀드에 지난 2012~2013년 약 500억원을 투자했고, 2016년에 투자금 환매를 요청했지만 연기하겠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1년 뒤인 2017년에 재차 환매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김진우 대체투자본부장 본부장(현 신영증권 IB본부 전무)이 신기영 젠투 대표와 운용사 등을 모두 한 곳으로 불러 모아 사태 파악에 나섰다. 김 전무는 한국투자신탁과 슈로더투자신탁, 피닉스자산운용 등을 거친 국내 1세대 채권펀드매니저인 만큼 채권형 헤지펀드(hedge fund)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분석이 가능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투자 내역을 보니 환매를 못할 상황이 아니어서 군공에서 그동안 매매내역 등 모든 자료를 요구했지만 젠투측에서 거절했다”며 “신 대표를 포함한 관계자들을 불러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젠투의 펀드가 서로 담보로 연결돼 있음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김진우 신영증권 전무는 “군공은 당시 두 개의 젠투 펀드에 투자했는데 한 펀드는 내용이 문제였고, 또 다른 펀드는 담보로 잡혀있는 것이 문제였다”며 “각각의 펀드는 독립적으로 운용돼야 하는데, 담보로 연결돼 있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군공은 강하게 환매를 재차 요청했고, 법적인 대응까지 시사하면서 무사히 환매 받을 수 있었다.

최근 1조3000억원 규모의 환매 중단을 밝힌 젠투는 홍콩 현지 금융사와 맺은 차입 계약을 근거로 전체 펀드에 대한 환매 불가 방침을 밝혔다. 당시 군공에서 문제로 지적했던 구조와 유사한 구조로 짜인 것으로 추정된다.

김 전무는 “당시 젠투의 운용행태를 지적하며 환매를 받았지만 좀 더 강경하게 조치를 취했더라면 최근과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사모펀드 투자는 투명성 측면에서 취약한 만큼, 이 부분을 어떻게 커버할지 각 투자자들이 자체 투자지침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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