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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빅텐트 이면엔 치열한 수싸움...'대표급' 몸집 키워 타결

김혜선 기자I 2024.02.10 08:00:00

이준석-이낙연 아우르는 제3지대 빅텐트 출범
통합 기구 여러번 실패하다 '대표급' 몸집 키워 급물살
이준석 '당명' 챙기고 이낙연 '선대위' 챙겼다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22대 총선을 60여일 앞두고 보수와 진보 진영 신당들이 ‘빅텐트’로 뭉쳤다. 지난 9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이낙연·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의원모임 원칙과상식 조응천·이원욱 의원은 ‘개혁신당’이라는 이름 아래 통합하기로 합의했다.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원칙과상식 조응천 의원, 새로운선택 금태섭 공동대표 등이 9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설 귀성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초 정치권에서는 제3지대 빅텐트 설립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설날을 앞두고 ‘이대로는 다 망한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하며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제3지대 생존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라는 경우의 수는 피했지만, 거대 양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하면서도 ‘위성정당’을 설립해 제3지대가 각자도생 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최종적으로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된 것은 양당 기득권, 양당 체제를 방치해서는 대한민국 미래가 없다는 절대 명제 때문”이라며 “양 기득권 정당의 위성정당은 오만과 독선의 가장 상징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진통 겪던 3지대...‘대표급’ 몸집 키워 통합 타결

보수-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이준석·이낙연 공동대표의 통합은 지난 1월부터 논의돼 왔지만 두 진영의 지지기반이 크게 달라 진전이 없던 상황이었다. 지난달 22일에는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가 실무 단계에서 공통공약부터 만들어 보자며 ‘비전대화’ 협의체를 만들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멈췄다. 개혁신당 한 인사는 “우리 당의 공약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논의하면 되는데, 새로운미래 측에서 공약에 대한 비난을 쏟아놨다”고 했다.

지지부진했던 통합 논의가 다시 힘을 받기 시작한 것은 각 당의 대표급 인사들이 직접 모여 통합 논의를 시작하면서다. 원칙과상식에서 제3지대 ‘통합공천관리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고, 3개 정당과 1개 모임은 ‘제3지대 제정당 원탁회의’를 열고 7일과 8일 이틀 연속 만남을 가졌다.

그런데 이 원탁회의에서 가장 첨예할 것 같았던 비례대표 공천 관련 문제는 오히려 ‘미세한 문제’였고, 4개 정치세력이 ‘화학적으로 결합할 수 있느냐’는 것이 큰 문제로 떠올랐다고 한다. 특히 당명과 지도체제를 두고 각 당에서 줄다리기를 벌였고, 8일 오전 열렸던 원탁회의에서는 회의실 밖까지 의원들의 목소리가 흘러나올 정도로 격론이 벌어졌다. 결국 원탁회의는 이날 예정했던 통합공관위 논의 결과 발표를 하지 못했다.

개혁신당 김용남 정책위의장(왼쪽부터), 원칙과상식 이원욱 의원, 새로운미래 김종민, 금태섭 공동대표가 8일 국회에서 제3지대 통합공관위 추진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결과적으로 제3지대 빅텐트는 이낙연 대표의 ‘통 큰 양보’로 타결됐다. 금태섭 대표는 “당명 결정 과정에서 많은 양보가 있었다. 당명 결정에 여론조사 방식, 공모 방식 등 여러 제안이 나왔지만 통합을 서두르기 위해서는 당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용남 개혁신당 정책위의장은 “마지막에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의 통 큰 양보와 결단이 있었기에 통합이 이뤄졌다”고 했다.

대신 이낙연 대표는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4월 총선의 방향키를 잡게 됐다. 김종민 대표는 “이 정당은 장기적 정당이 아닌 총선과 선거운동이 중요한 과제”라며 “이낙연 대표는 총리와 당대표 등을 역임하며 우리 당의 총선전략에서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선대위원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원욱 의원은 “이낙연 대표는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도 하셨지만 노년, 장년, 청년 지지층이 조화롭도록 저희가 (선대위원장을) 부탁 드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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