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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대신 레이더 센서가…3년만에 자율주행차 만든 中베이치푸텐

신정은 기자I 2019.10.01 05:00:00

[신정은의 중국기업 탐방기②]中 1위 상용차 베이치푸톈
시작 버튼만 누르면 목적지로 스스로 주행
"푸톈, 3년만에 자율주행 3단계 완성"

푸톈의 토아노 EV 자율주행차가 베이징 본사 앞에 서 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베이치푸톈의 ‘토아노’(TOANO) 자율주행 전기차(EV). 운전석에 앉은 직원이 출발 버튼을 누르자 차가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운전자는 목적지만 설정했을 뿐 운전대에서 손을 놓은 채 정면을 주시했다. 운전자 대신 레이더 센서가 주변을 살폈다. 차량은 신호나 주변 상황에 따라 스스로 속도와 방향을 바꿨다. 길을 달리던 차는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발견하자 속도를 줄이고, 방향을 바꿔 왼쪽으로 우회했다.

횡단보도 앞 빨간불이 들어오자 멈춰섰다가 신호등이 녹색불로 바뀌자 다시 주행을 시작했다. 레벨 3 자율주행차는 자동차가 대부분 스스로 주행하며 해야 할 일을 판단한다. 다만 운전자는 언제든 자동차가 요청할때 대응할 수 있도록 운전석을 지켜야 한다.

지난 26일 베이징 서부북 핑창구(區)에 위치해 있는 중국 최대 상용차 기업 ‘베이치푸톈’(北汽福田·영문명: FOTON·푸톤)을 방문해 자율주행차를 타봤다. 자율주행 기술은 운전자의 관여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에 따라 모두 0~5까지 다섯 단계로 구분된다. 5단계는 완전한 의미의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베이치푸톈은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한 3단계 수준까지 올라섰다.

푸톈 관계자는 “2016년부터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3년여 만에 3단계까지 기술 수준을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운전기사가 푸톈의 토아노 EV 자율주행차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푸톈 자율주행차인 토아노EV의 크기는 길이 5990㎜, 너비 2000㎜, 높이 2460㎜로 한국의 대표 벤인 스타렉스나 카니발보다 조금 크다. 토아노EV는 한번 충전에 최대 35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최고 시속은 100km이며 급속 충전기로 1시간30분~2시간 만에 완전 충전이 가능하다.

시연 때는 본사내 단지내에서만 주행이 가능한 탓에 최고 속도가 20㎞/h였다. 직원들의 통행이 잦아 사고 위험이 있는 탓이다. 도로에 나가면 시속 80㎞까지 달릴 수 있다고 한다.

푸톈은 토아노EV 뿐 아니라 대형 트럭과 버스 등에도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은 아직 미국 등 선진국보다 뒤쳐지지만 발전 속도는 매우 빠르다. 중국 정부는 푸톈을 비롯한 자국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며 미래차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지방정부 또한 각 기업에 자율주행 상용면허를 발급하거나 자율주행 택시를 도입하는 등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오는 2024년 전 세계 차량 가운데 12%에 해당하는 1120만대에 차량사물통신(V2X) 시스템이 탑재될 것으로 내다봤다. 차량이 운행중 도로 인프라 및 다른 차량과 통신하면서 교통상황 등의 정보를 무선통신으로 교환하거나 공유하는 기술인 V2X은 자율주행차 도입의 첫걸음이다.

특히 IHS마킷은 중국이 내년에 이동통신 기반 차량사물통신(C-V2X) 기술이 적용된 승용차를 62만9000대 생산하며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이 41만1000대로 뒤를 이을 것이란 전망이다.

조수석에 설치된 모니터에 도로 상황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푸톈의 토아노 EV 자율주행차 뒷모습. 사진=신정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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