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경매시장 '급락'…매출 절반 '사라지고' 김환기 1위 '내주고'

오현주 기자I 2020.07.07 00:15:00

'2020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결산'
낙찰총액 490억원…2018년 1030억의 48%
작가총액 1위 이우환…김환기 4위로 밀려
"코로나19 서울옥션 홍콩세일 불발 탓 커"

이우환의 ‘바람과 함께’(With Winds·2019). 지난달 서울옥션 ‘제156회 미술품 경매’에서 5억원에 팔려 올해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에서 낙찰가 10위를 기록했다. 낙찰가 상위 10위에 다섯 점을 올린 이우환은 올해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61억 2000만원어치를 거래해 작가낙찰총액 1위로 뛰어올랐다(사진=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이 완전히 주저앉았다. 낙찰총액 489억 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만 놓고 볼 때도 가장 낮은 수준일 뿐만 아니라, 가장 높았던 2018년 상반기 1030억 1500만원은 물론, 두 번째였던 2017년 상반기 988억 3400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상반기 825억 7800만원에 비해서도 40%가량이 감소했다.

이는 6일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발표한 ‘2020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결산’에서 나온 성적이다. 협회는 국내 양대 경매사인 서울옥션·케이옥션을 비롯해 아트데이옥션·아이옥션·에이옥션·마이아트옥션·칸옥션·꼬모옥션 등 경매사 8곳의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온·오프라인 거래액을 합산했다. 다만 지난 2월 열릴 예정이던 서울옥션 상반기 홍콩세일은 오는 7월 16일로 연기·진행할 예정이라 거래액엔 포함되지 못했다.

△상반기 490억원대…5년 내 가장 낮은 전년 비해도 40% 하락

올해 상반기 낙찰률은 64.49%로, 지난해 65.81%, 2018년 68.76%, 2017년 67.94%에 비해 크게 떨어지진 않았다. 총 출품작 1만 4224점 중 9173점이 낙찰됐다. 이들 수치만 비교하면 오히려 지난해(출품작 1만 2458점, 낙찰작 8199점)나 2018년(출품작 1만 2820점, 낙찰작 8815점)보다 낫다. 결국 이를 감안하면 올해 경매시장의 경기가 얼마나 좋지 않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결정적인 원인으로 코로나19와 홍콩 소요사태 등이 꼽힌다. 국내 경매시장을 주도해온 서울옥션 홍콩세일 등 해외경매가 열리지 못한 탓이 크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규모가 작은 국내 미술시장에 강력한 타격을 입힌 셈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김영석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이사장은 “몇 년간 지속된 홍콩 소요사태, 장기간 이어지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서울옥션의 홍콩경매가 치러지지 못하는 등, 국내 미술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서울옥션이 홍콩세일에서 거래한 상반기 낙찰총액은 지난해 241억원, 2018년 290억원, 2017년 221억원이며, 2016년에는 476억원에 달한다.

이 파장은 올해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오프라인 매출에 고스란히 번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458억원, 2018년 607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한 358억원에 머물렀다. 반면 온라인 거래액은 13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27억원보다 되레 늘어난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에서 낙찰가 1위를 꿰찬 쿠사마 야요이의 ‘인피니티 네트’(Infinity-Nets·OWTTY·2007). 지난 3월 서울옥션 ‘제155회 미술품 경매’에서 14억 5000만원에 낙찰됐다(사진=한국시가감정협회).


△이우환, 김환기 추월해 작가낙찰총액 1위로… 61억원어치 거래

상반기 작가별 낙찰총액 1위는 이우환이 차지했다. 92점을 출품하고 72점을 팔아, 61억 2000만원(낙찰률 78.26%)을 기록했다. 이우환은 낙찰가 상위 10위에 다섯 점을 올렸다. 수년간 톱 자리를 굳건히 지키던 김환기는 4위로 밀리는 처지가 됐다. 78점을 출품해 53점을 팔았으나 낙찰총액은 18억 7000만원(낙찰률 67.95%)에 그쳤다. 김환기의 지난해 상반기 낙찰총액은 145억원(낙찰률 70.59%), 2018년에는 214억원(낙찰률 87.5%)까지 끌어올렸다.

상반기 최고 낙찰가를 꿰찬 작가는 쿠사마 야요이다. ‘인피니티 네트’(Infinity-Nets·OWTTY·2007)를 14억 5000만원에 팔았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1위 르네 마그리트가 72억 4000만원, 2018년 1위 김환기가 85억 3000만원을 써냈던 데 비하면 크게 못 미치는 결과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