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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한미정상회담 성료…안보·경제·백신서 동맹 공고(종합)

김영환 기자I 2021.05.23 09:16:15

文대통령, 22일(현지시간) 3박5일 일정 마치고 귀국
공고한 동맹 재확인…대북정책·미사일주권 등 확보
백신 파트너십 구축…바이든, 한국軍에 55만 백신 제공
韓경제인들, 美에 대단위 투자 계획 발표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워싱턴·애틀란타(미국)=공동취재단]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3박5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소인수 회담 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35분께 애틀랜타 하츠필드 잭슨 국제공항에서 이륙해 한국을 향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23일 밤늦게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대면 정상회담을 치르고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공고한 한미 동맹을 확인하는 한편 대북 정책에 있어서 한미 공조도 재확인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한 반도체, 배터리 등 기술·경제 협력에도 공감대를 표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기후변화에 있어서도 공동 대응을 약속했다.

공고한 한미 동맹 확인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 기간 중 굳건한 한미 동맹을 확인하는 일정을 여러 차례 소화했다. 지난 19일 워싱턴 D.C.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이튿날인 20일 한국전 참전 용사가 다수 안장된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해 참배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21일 일정은 이번 순방 기간 중의 백미였다. 바이든 대통령 초청으로 백악관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 용사 랄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대령의 명예훈장 수여식에 참석했는데 명예훈장 수여식에 외국정상이 참석한 것이 처음이다.

명예훈장은 미군에게 수여되는 최고 무공훈장으로 문 대통령은 “명예훈장 수여식에 외국정상이 참석한 것은 처음이라고 하니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큰 명예와 영광”이라며 퍼켓 대령에게 각별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한국전쟁 명예 훈장 수여식에 참석해 랠프 퍼킷 주니어 퇴역 대령과 포옹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뉴시스)
같은 날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후에도 워싱턴 D.C. 내셔널 몰 내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진행된 ‘미(美)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 참석해 한미 안보 동맹 일정을 이어갔다.

추모의 벽에는 한국전에서 전사한 미군 3만6595명과 미군 부대 배속 한국군(카투사) 7174명 등 총 4만3769명의 이름이 새겨질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그들의 헌신과 희생 덕분에 대한민국은 자유와 평화를 지킬 수 있었고 오늘의 번영을 이룰 수 있었다”고 했다.

대북 정책에서는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에 기초해 북한과 대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한미 정상이 공감한 데 의의가 있다. 공동성명에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 대신 CD(완전한 비핵화)를 명시했다.

더불어 한미 미사일 지침이 42년 만에 종료된 쾌거도 이뤘다. 한국군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 제한이 풀어지면서 미사일 주권을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미중 갈등 속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안보협의체)와 대만·남중국해 문제를 공동성명에 담은 점은 추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남겼다.

마스크 프리…백신 파트너십 구축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노마스크 차림으로 나섰다. 불과 한 달 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만났을 때 바이든 대통령이 두 겹의 마스크를 한 채였어서 대조를 이뤘다.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아이젠하워 행정동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접견 중 발코니에서 환담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햄버거 오찬으로 자국 내에서 비판을 받았던 스가 총리와는 달리 문 대통령은 메릴랜드 크랩 케이크를 제공받으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오찬을 겸한 단독회담을 진행했다. 백신 접종률이 40%를 넘어가는 미국이 점차 방역에 자신감을 보이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포괄적인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의 백신 기술과 한국의 생산 역량을 결합하자는 구상으로, 한국이 백신생산 허브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한국군 장병 55만명에게 백신 접종을 제공할 계획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야말로 깜짝선물이었다”고 반겼다.

순방 마지막날인 22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 간 백신 위탁생산 계약이 체결됐다. 문 대통령은 한미 백신기업 협력 행사에 참석해 “한국이 세계 최고 글로벌백신생산 허브로 나아가게 정부가 역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백신기업 파트너십 행사’에 참석해 스테판 반셀 모더나CEO의 발언 후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뉴시스)
또 노바백스, SK바이오사이언스, 보건복지부는 차세대 백신 등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3건의 한미 기업, 정부 간 MOU체결이 성사됐다.

44조원…韓기업, 통큰 美투자

문 대통령은 미국과 반도체, 친환경 전기차 배터리, 전략·핵심 원료, 의약품 등에 대한 공급망 회복력 향상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한미 공급망 태스크포스(TF) 구축도 뒤따를 전망이다.

배경에는 삼성전자·SK·LG·현대차 등 한국 기업들의 통큰 투자 결단이 있었다. 21일 오전 미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이들 기업들은 400억 달러에 달하는 대미 투자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 구축에 총 170억 달러를, SK하이닉스는 실리콘밸리에 10억 달러 규모의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기업은 합작·단독투자를 통해 14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고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충전인프라 확충 등에 74억 달러를 투자한다.

이들의 투자에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 기업인들을 소개하며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미국의 대표적 화학기업인 듀폰은 EUV용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R&D 센터를 한국에 설립하겠다고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SK이노베이션 조지아공장에서 전기차 배터리 1공장을 시찰하며 배터리 재료등에 대해서 설명듣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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