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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주의 시간 온다…중소형주 제칠 종목은

김응태 기자I 2023.10.11 05:50:00

美 국채 금리 급등…연준, 긴축 '제동' 전망 나와
경기 민감한 대형주 반등 가능성 제기
연말 양도세 회피 물량 부담도 적어
"3Q 실적 개선주 강세…반도체, 자동차 등 주목"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미국의 국채 금리 급등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그간 소외됐던 대형주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사그라지며 대형주에 대한 투심이 살아날 수 있어서다.

또 2차전지부터 초전도체까지 이어진 테마주 난립이 잦아들고 있는데다,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개인투자자의 양도세 회피 물량이 출회할 수 있는 점도 대형주 상승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흔들리는 증시 속…선방하는 코스피 대형주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10월4~10일) 코스피 대형주는 지수는 2394.04로 마감해 전월 말 대비 2.37%(58.0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중소형주 지수는 대형주 대비 하락폭이 더 컸다. 코스피 중형주는 3.1%, 소형주는 3.39% 내렸다.

9월 중순부터 중소형주에 비해서 대형주가 우위를 나타내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9월 대형주의 하락률은 3.36%에 그친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3.78%, 5.71% 내려 열위를 보였다.

지난 8월과 비교하면 이 같은 흐름은 상반된 현상이다. 8월에는 소형주가 0.62% 올라 유일하게 오름세를 보였다. 중형주도 1.19% 내리는데 그친 반면, 대형주는 3.33% 하락했다.

8월만 해도 긴축 장기화 우려 속 주도주 부재로 초전도체 등에 테마주의 수급이 쏠리면서 중소형주가 주목받았다. 반면 대형주 종목 구성 중 경기민감주 비중이 늘어나면서 매크로(거시경제) 악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부진이 심화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며 긴축 장기화 우려가 제기되자 대형주 타격이 더 컸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국채금리 치솟는데 강해진 대형주…왜?

그러나 미국 국채 금리가 시장의 예상보다 더 뛰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국채 금리가 급등함에 따라 오히려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는 9일(현지시간) “최근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에도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채권수익률이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연준이 금리를 다시 인상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채권수익률은 시장금리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언급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도 채권 시장의 긴축으로 연준이 금리를 더 이상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기상 중소형주가 대형주 대비 부진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연말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해 물량 출회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한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주식 지분율이 코스피 1%, 코스닥 2% 이상일 경우 대주주로 분류돼 양도세를 납부해야 한다. 이 요건을 피하려는 개인투자자들 연말에 늘어나는 만큼 개인 주주 비중이 높은 종목들의 매도세가 확대될 수 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에 가까워지면서 높은 수준으로 유지됐던 신용잔고가 줄어들고 있고 개인 선호도가 높은 종목군을 중심으로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당분간 개인 선호가 높았던 중소형주 중심으로 수급 영향이 작용할 것이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대형주에 대한 접근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달 대형주 중에서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다. 상승률은 6.61%로 집계됐다. 올해 매출 가이던스 상향에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뒤이어 한미약품(128940) 6.52%, SK하이닉스(000660) 4.18% LG전자(066570) 4.16% 등이 모두 4%대 상승세를 나타냈다. 나머지 종목들도 업황 개선과 올 3분기 실적 호조 관련 종목으로서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인 업종 및 기업의 차별적인 반등 시도가 예상된다”며 “반도체, 자동차, 인터넷은 10월 강세를 보이며 코스피 반등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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