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먹어도 좋은 걸로…'푸스펙' 먹거리 뜬다

김범준 기자I 2021.04.13 05:10:00

코로나 탓 활동 제약에 보상소비 심리 늘며
질 좋고 값진 성분 함량 높인 '푸스펙' 인기
희소성 있는 재료로 차별성·만족감 높이기도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좀처럼 가시지 않는 코로나19 여파로 좋은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활동 제약에 따른 보상소비 심리와 맞물리면서 질 좋고 값진 재료를 사용한 이른바 ‘스펙’이 좋은 먹거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12일 식음료 업계에 따르면 식품 재료 함량과 성분 등을 꼼꼼히 따지는 ‘푸스펙(Food+Spec)’ 소비 트렌드가 최근 확산 중이다. 푸스펙은 푸드(음식)와 스펙(성분)을 조합한 말로 성분이 우수한 좋은 먹거리를 뜻한다.

이에 업계에서는 주재료 본연의 맛에 초점을 두거나, 희소성 있는 질 높은 원재료를 사용한 상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며 차별화를 적극 꾀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다소 비싸더라도 첨가물 등을 최소화하고 대신 주요 원재료 함량을 높여 음식 고유의 풍미를 강조한 ‘오리지널’ 콘셉트 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꾸준히 늘면서다.

아일랜드 애플사이다 ‘매그너스’(MAGNERS). 사과주 함량이 높아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가 있다.(사진=비어케이 제공)
매그너스(MAGNERS)는 사과주(애플사이다) 함량이 90% 이상인 자사 제품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아일랜드 애플사이다 매그너스는 지난해 7월 국내 첫 출시 이후 최근 홈술(집에서 술마시기) 및 혼술(혼자 술마시기) 트렌드와 다양해진 주류 취향에 따라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매그너스는 국내 유통 채널에서 판매하는 애플사이다 중 원재료 함유량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과주 함량을 높여 천연과일 향과 맛을 살리면서, 인공 색소와 글루텐 등을 첨가하지 않았다. 주 재료로 사용하는 사과의 품질 관리에도 엄격하다. 매그너스가 자체적으로 보유한 전용 과수원 약 1만 8000여평에서 재배한 17종의 사과 중에서도 별도의 품질 절차를 거친 것만 선별해 사용한다.

남양유업 ‘풍미가 진한 맛있는 치즈’.(사진=남양유업 제공)
남양유업은 깊고 진한 치즈 맛이 강점인 ‘풍미가 진한 맛있는 치즈’를 선보였다. 이를 위해 자사의 기존 제품 대비 1A등급 국산우유를 3배 이상 농축 배합하고, 100일 이상 숙성시킨 체다치즈와 고다치즈를 함께 사용했다. 원재료 함량을 높이니 자연스레 치즈 고유의 맛과 향이 깊어졌다는 평가다. 여기에 로마노 치즈 페이스트를 사용해 풍미를 더욱 높였다.

SPC삼립 ‘로얄리치 저지밀크’. 프리미엄 젖소인 ‘저지’(Jersey)종 원유를 사용한다.(사진=SPC삼립 제공)
아예 희소성 있는 귀한 원재료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끌어올리기도 한다.

SPC삼립은 프리미엄 젖소 ‘저지’(Jersey)종의 원유로 만든 ‘로얄리치 저지밀크’를 출시했다. 저지종은 영국 저지섬 지역에서 서식하는 황금색을 띈 젖소로, 영국 왕실 전용 우유를 만들기 위해 영국 왕실목장에서도 사육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지 우유는 대중적 원유를 생산하는 홀스타인 대비 생산량이 적지만, 맛과 풍미가 더욱 부드럽고 고급스럽다. 단백질과 칼슘도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푸스펙은 하나의 유행이 아닌 제품의 주요 구매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업체들은 높아진 소비자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원재료 함량을 높일 수 있는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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