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무주택 싱글이 주택공급 대책을 기다리는 이유

이명철 기자I 2020.07.31 01:00:00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내년이면 어느덧 한국 나이로 마흔, 불혹(不惑)에 접어든다. 공자는 40세가 되니 유혹에 흔들리지 않게 됐다고 하지만 장범준의 노래 가사처럼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만 느껴져도 가슴이 설레는 싱글이다. 벌써 아이를 중학교로 보내는 대학 동기도 있지만 당장 지금 결혼한다고 해도 애를 낳을지는 고민이다. 환갑에 자식 대학 등록금을 걱정할 처지가 두려워서다. 그렇다. 나는 인구 절벽의 주범이다.”

서울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제공
정부는 올해 처음으로 인구 감소가 발생하겠다고 예상했다. 한해 태어나는 아기보다 사망자들이 더 많아 인구 자체가 줄어든다는 말이다. 출산율 저하는 점점 낮아지고 고령화는 빨라지고 있다. 일하지 않는 노령층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돈을 벌어 이들을 부양할 사람은 자꾸 줄어든다.

정부도 부랴부랴 범부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대책을 수립 중이다. 올해도 새로운 대책을 만들어 발표할 예정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모든 분야가 비상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뒤로 밀린 모양새다.


반응도 심드렁하다. 한 대학교수는 “그냥 구색만 맞추는 식의 내용이 많다”며 “당장 출산율 상승으로 나타나는 정책이 아니다 보니 정치권도 진지한 고민이 없다”고 지적했다.

중장기 인구 감소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팍팍한 현실에서 살아가는 청년이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 획기적인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을 흔들고 있는 부동산 문제 해결이 실제 인구 대책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청년들이 집을 사지 않고 애를 낳지 않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집값이기 때문이다.

수년 전만 해도 3억원대에 살 수 있는 아파트들이 널렸는데 지금은 전세도 힘들다. ‘내가 왜 그때 영끌(영혼까지 끌어올려 최선을 다한다)해서 집을 사놓지 않았을까’라는 후회와 상대적 박탈감이 차오른다. 정부는 다음 주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하는데 여기에 공공임대 공급 방안도 담긴다고 한다. 금값된 아파트를 대신할 깜짝 놀랄 공급 대책이 담겼으면 좋겠다. 하릴없이 기다리는 인구대책보다 주택공급 대책에 더 관심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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