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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와인셀러 없어도 '난 편의점으로 간다'

김범준 기자I 2021.04.13 05:05:00

올 들어 편의점 와인 판매량 전년比 3배 급증
'홈술' 트렌드, 와인 소비 대중화 바람 더해져
언제든 다양한 와인 주문하고 바로 받아가는
'와인 예약·픽업 서비스' 속속 도입 확대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요즘 편의점은 와인 전문점을 방불케 한다. 취급 종류도 다양해진데다 아예 원하는 와인을 미리 주문받아 바로 받아갈 수 있는 픽업 서비스도 속속 도입하면서, 편의점이 나만의 와인 냉장고가 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홈술’(집에서 술마시기) 트렌드와 와인 소비 대중화가 맞물리면서 과거 구색 상품에 불과했던 편의점 내 와인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한 소비자가 GS리테일 주류 스마트오더 플랫폼 ‘와인25플러스(+)’를 통해 편의점 GS25에서 상품을 구입하고 있다.(사진=GS리테일 제공)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달 8일까지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와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230.1%) 급증했다. 이마트24도 올 1분기(1~3월)에만 와인이 80만병 이상 팔리며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급증하고, 이미 1분기만에 지난해 연간 와인 판매량(170만병)의 절반을 달성했다.

이에 주류 업체들과 편의점들이 협업 범위를 넓히며 관련 마케팅과 상품 라인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공식 온라인몰 ‘칠성몰’은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최근 ‘와인 픽업 서비스’를 선보였다. 칠성몰에서 원하는 와인을 예약하고 수령 날짜와 인근 세븐일레븐을 선택하면 해당 날짜와 점포에서 주문 확인 후 받아 갈 수 있다. 칠성몰에서는 프랑스·칠레산 등 1만원 이하 초저가 와인부터 100만원대 프리미엄 와인까지 세계 유명 와이너리에서 수입한 다양한 가격대의 와인을 판매한다.

세븐일레븐은 또 ‘세븐앱’에서 제공하는 ‘와인 당일 배송 서비스’를 통해 오전 8시까지 와인을 예약하면 당일 오후 6시에 해당 점포에서 찾아갈 수도 있다. 이밖에 와인 수요를 고려해 매장 내 가장 메인 존에 진열하고, 미래형 차별화 플랫폼 ‘푸드드림’을 통한 와인 특화 매대도 운영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공식 온라인몰 ‘칠성몰’과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손잡고 선보인 ‘와인 픽업 서비스’.(사진=코리아세븐 제공)
이마트24는 상품 구색을 확대한 ‘주류특화매장’을 운영하고, 모바일 앱으로 주문 및 매장에서 픽업하는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8년 11월 시작한 주류특화매장은 현재 전체 점포의 절반 수준인 2400여개까지 늘었다. 올 1분기 와인 O2O서비스 이용 건수가 전년 대비 26% 증가하는 등 호응에 힘입어 현재 전국 3000점포까지 확대했다. 와인 단골을 확보를 위해 앱에서 와인 정보를 제공하는 ‘와인클럽’도 1년여만에 가입자 수 3만명을 넘어섰다.

GS리테일은 지난해 7월 모바일앱 ‘더팝’을 통해 주류 스마트오더 플랫폼 ‘와인25플러스(+)’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중이다. 취급하는 주류를 주문해 가까운 GS25 편의점에서 찾아갈 수 있다. 와인25플러스의 지난달(3월) 매출은 출시 첫 달이었던 지난해 7월보다 13배 급증했다. 이에 GS리테일은 더팝 보다 이용자 수가 훨씬 많은 GS샵 모바일 앱에서도 주문할 수 있도록 해당 서비스를 확대했다.

GS25는 아예 오프라인 와인 플래그십 스토어도 열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마련한 이 매장은 와인 130종과 양주 130여종을 갖췄다. 이를 통해 GS25는 온·오프라인 소비자를 연계해 상호 유입 시너지를 창출하고 피드백을 스마트오더 서비스에 적용할 계획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와인 생산지와 품종 등을 제공하는 자체 ‘와인 큐레이션 앱’을 개발했다. 또 지난달 주류 특화매장으로 선정한 전국 3000여 점포에는 와인 상품을 스캔하면 정보를 제공하는 태블릿 PC를 비치하고, 신규 와인 80여종과 양주 20여종을 판매하고 있다. 당초 서울·수도권 위주로 운영하던 모바일 주류 예약구매 서비스 ‘CU 와인샵’도 지방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와인은 과거 편의점에서 구색 맞추기 상품이었지만, 이제는 소비자들이 편의점을 찾는 큰 이유 중 하나가 됐다”며 “커져가는 와인 수요를 위해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등 치열한 경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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