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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에너지 기술부터 친환경 소재 개발까지”..탄소배출 사활건 재계

김영수 기자I 2020.10.02 07:11:21

글로벌 환경규제 대응..그린뉴딜 정책 맞물려 지속가능 성장 모색
생산 공정·설비 에너지 효율화 꾀하고 친환경 제품도 개발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환경규제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 차원에서 탄소배출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과 맞물려 유럽연합(EU) 등이 그린산업 육성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어서 국내 기업들에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LG화학, 2050 탄소중립 성장..자원 선순환 고리 구축

‘2050 탄소중립 성장(Carbon Neutral Growth)’을 핵심으로 하는 지속가능성 전략을 발표한 지난 7월 발표한 LG화학(051910)은 △기후변화 대응 △재생에너지 전환 △자원 선순환 활동 △생태계 보호 △책임 있는 공급망 개발·관리 등 5대 핵심과제를 선정했다.

‘탄소중립 성장’이란 사업 성장에 따른 탄소 배출량 증가와 동등한 수준의 감축 활동을 펼쳐 탄소 배출 순 증가량을 제로(zero)로 만드는 것으로, 국내 화학 업체가 탄소중립 성장을 발표한 것은 LG화학이 처음이다.

LG화학은 우선 2050년 탄소 배출량을 2019년 배출량 수준인 1000만t으로 억제하기로 했다. 현재의 사업 성장성을 고려했을 때 2050년 LG화학의 탄소 배출량은 약 4000만t 규모로 전망돼 탄소중립 성장을 위해서는 3000만t 이상을 감축해야 한다. 3000만t은 내연기관 자동차 1250만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탄소량으로, 소나무 2억2000그루를 심어야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이다.

LG화학은 이를 위해 전세계 모든 사업장에 100% 재생에너지만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RE100(Renewable Energy 100)’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지난 7월 6일 비전 선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LG화학 제공). (사진=LG화학)
◇SK이노베이션, 그린 밸런스 2030..BaaS 기반 딥체인지


‘그린 밸런스 2030’을 내걸고 ‘BaaS(Battery as a Service)’를 가속화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096770)은 작년 말 폐배터리 양극에서 리튬을 회수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배터리 생산에서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포함한 밸류체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린 밸런스 2030’은 2030년까지 환경과 안전에 미치는 부정적 사업의 영향을 ‘0’으로 만들겠다는 사업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으로선 현대차와 지난 8일 공동으로 전기차 배터리 산업 생태계 발전 협력에 나서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성과다.

이번 협력으로 양사는 앞으로 폐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과 같은 ‘배터리 재사용’과 차량 배터리로부터 리튬·니켈·코발트 등 금속을 추출하는 ‘배터리 재활용’ 등 부가가치와 친환경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부문뿐 아니라 정유·에너지 부문에서도 친환경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올 4월 자회사 SK에너지가 친환경 탈황설비 양산을 위해 1조원을 투자한 데 이어 SK종합화학도 2025년까지 친환경 제품 비중을 현재의 20%에서 70%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지난 7월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SK)
◇한화그룹, 친환경 SNS 캠페인 전개..계열사 탄소배출 저감 노력


친환경 에너지 자원에 주목하고 있는 한화그룹은 이달 23일부터 8주 동안 한화그룹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을 매주 1개씩 선보이는 SNS 캠페인을 실시한다. ‘실내조명 조도 낮추기’, ‘분리배출 잘하기’, ‘도시락통 사용하기’ 등과 같이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 가능한 친환경 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계열사인 한화큐셀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시행하는 ‘태양광 모듈 탄소 인증제’에서 업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1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태양광 모듈 탄소 인증제는 태양광 모듈 생산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총량을 계량화해 관리하고 탄소배출 저감 노력을 통해 친환경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 7월 22일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시행한 제도다.

롤스로이스에 부품을 공급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도 전기엔진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2016년 탄소배출 제한 합의에 따라 항공사는 2021년부터 탄소초과 배출시 탄소배출권을 사야 하기 때문이다. 전기엔진의 경우 내연기관 엔진보다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항공사 부담이 10% 이상 줄어들고 객실 소음도 줄일 수 있다.

▲세계적 항공엔진 제작업체 롤스로이스가 개발 중인 에어택시 상상도. (사진=롤스로이스)
현대오일뱅크, ‘탄소 중립 그린 성장’ 추진..탄소배출량 획기적 감축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현재의 70% 수준으로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탄소 중립 그린 성장’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작년 678만t인 탄소 배출량을 2050년 499만t으로 179만t 감축할 계획이다. 목표 저감량인 179만t은 소나무 1270만 그루를 심어야 정화할 수 있는 양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탄소배출 저감을 새 사업 진출로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공장 가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를 탄산칼슘과 메탄올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은 내년 하반기부터 차례대로 상용화할 예정이다. 탄산칼슘은 건설자재와 종이·플라스틱·유리 등의 원료로 쓰이고 메탄올은 차세대 친환경 연료와 플라스틱 등을 만드는 데에 쓰인다.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사진=현대오일뱅크)
삼성중공업, 미래 친환경 선박 인증 획득..2024년 상용화

조선업계도 탄소배출이 없는 친환경 선박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4일 영국 로이드선급(LR)으로부터 ‘암모니아 추진 아프라막스(A-Max·8만5000~12만5000 DWT급 원유운반선) 탱커’에 대한 기본인증을 획득한 삼성중공업(010140)이 대표적이다. 삼성중공업은 독자 암모니아 연료공급 시스템 개발, 상세 선박 설계 등을 거쳐 오는 2024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암모니아 추진 A-Max 탱커는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7월부터 말레이시아 선사 MISC, 선박 엔진 제조사 MAN, 영국 로이드선급 등 각 분야 선도 업체들과 공동 개발 중인 미래 친환경 선박이다. 암모니아는 질소와 수소의 합성 화합물로 연소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다. 공급 안정성과 보관·운송·취급이 용이해 친환경 선박 연료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2020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선박 연료로 암모니아, 수소 등의 사용 비중이 점차 확대돼 오는 2060년에는 신조선의 60% 이상이 사용할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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