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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마케팅]⑦'날씨가 돈'…전용위성까지 띄운 카길

김영환 기자I 2015.12.21 07:00:00

글로벌 기업들 날씨경영 적극도입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20여 년 전부터 날씨경영을 접목했다. 날씨가 돈이란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실제 세계기상기구(WMO) 보고서에 따르면 날씨 정보의 활용가치는 연간 3조5000억~6조5000억원 수준이다. 기상에 대한 투자를 통해 투자액의 10배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도 많다. 농업이나 야외 활동이 필요한 레저나 관광업 분야는 물론 유통이나 제약을 포함한 전산업 부문에서 날씨 경영이 주목받는 분위기다.

날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농산물 기업들은 날씨경영이 경쟁력 확보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기상이변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면 대규모 손실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기상이변의 하나인 엘니뇨가 시작되면 이후 12개월 동안 비(非) 에너지 상품 가격이 평균 5.3% 오른다고 분석했을 정도다. 날씨변화가 경영 성과를 가를 수준인 셈이다.

이런 점에서 세계 1위 곡물기업 카길의 날씨경영은 독보적이다. 카길은 기상위성을 자체적으로 운영한다. 카길이 보유한 전 세계 식량생산지대 농작물을 실시간으로 촬영하고, 각 지역의 기상정보를 끌어모아 곡물거래나 투자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모은 날씨 정보를 바탕으로 세계 곡물 작황을 놓고 베팅하는 선물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한다. 카길은 200명 규모의 날씨 파생상품 트레이딩룸을 자체 운영하며 날씨관련 위험을 헤지(회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03년부터 블랙리버에셋매니지먼트라는 헤지펀드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카길은 날씨 경영을 바탕으로 카길은 전 세계 농산물과 식품, 작물, 원자재 무역 등에서 점유율이 40%를 넘는다.

카길 연 매출(2013년 10월~2014년 9월 기준)은 1349억달러(약 147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전 세계 비상장사 중 최대다.

몇 해 전부터 발열내의 ‘히트텍’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유니클로도 날씨경영을 접목한 대표적 회사다.

유니클로의 모회사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지난여름 세계 최대인 중국시장의 미래를 내다보면서 “현재 시점에서는 경기보다 날씨 영향력이 크다”고 강조했을 정도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노바티스(Novartis) 같은 제약사도 날씨경영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이들 회사는 지난 수년간의 기상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뒤 이를 기반으로 기온상승에 따른 말라리아 등의 다양한 전염병 피해발생 규모를 사전에 예측하고 이를 예방하는 제품 생산에 꾸준히 투자를 증대해왔다. 실적을 극대화하려 날씨경영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코카콜라는 상품 수요가 급변하는 시점 온도인 상품별 임계 온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으로 알려졌다. 기온이 높으면 값을 올리고 반대면 내리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빅데이터가 널리 활용되면서 날씨 경영 기법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여러 선진국과 관련 기업에서는 기후 변화에 대응한 날씨 경영, 날씨 빅데이터 활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을 마련하고 대규모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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