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증시인물]코로나 백신 나왔다는 푸틴, 못 믿겠다는 세계

이슬기 기자I 2020.08.15 07:00:00

러시아, 세계 최초 코로나 백신 나왔다고 자신
"믿지않아" 전세계 주가 시큰둥…여행株만 '반짝'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세계 최초로 등록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첫 접종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딸이었다. 러시아가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의 사용을 세계 최초로 승인했고, 이에 대통령의 딸이 첫 접종의 영광(?)을 누린 것이다. 그러나 이를 부러워 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 다만 주식시장만큼은 ‘거짓말이어도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주 증시인물은 푸틴 대통령을 통해 돌아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번주(10~14일) 코스피 지수는 지난주 대비 2.37% 오른 2407.49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주 초반 줄곧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금요일 1%대 하락하며 한 주를 마무리했다.

일견 잔잔해 보이는 시장이었지만 사실 이번주 대형 이슈가 하나 있었다. 바로 러시아가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최초로 등록했다는 소식이었다. 그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을 괴롭혀 온 이슈는 단연 코로나19로,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과 네이버(035420), 카카오(035720) 등 언택트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종목의 주가가 눌려 있었던 원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은 코로나19 백신이 언제 나오는지를 가장 관심있게 지켜봤다.

그런데 정작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등록했다는 소식이 나왔음에도 시장은 시큰둥했다. 러시아의 정치구조 상 푸틴 대통령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게 골자였다. 백신 이름이 구 소련 시절 세계 최초로 우주에 발사한 인공위성 이름, ‘스푸트니크V’라는 점도 전세계의 의심을 샀다. 구소련이 미국과의 경쟁에서 경쟁하기 위해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듯, 코로나19 백신도 안정성 따지지 않고 무조건 ‘1등’을 노리기 위해 섣불리 승인한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

실제 전세계 의학자들은 이 백신을 믿을 수 없다는 논평을 내놓고 있다. 스콧 고틀리에브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CNBC에 “러시아의 백신은 환자를 면밀히 관찰하는 임상시험 밖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은 미국보다 앞서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전세계 증시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다만 그동안 코로나19에 지나치게 억눌려 있던 몇몇 종목들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여행주가 대표적이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진 12일 한국시장에서 노랑풍선(104620)은 상한가를 기록했고, 모두투어도 12%대 상승했다. 코로나19 백신이 나오면 국경을 넘나드는 여행이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주식시장은 다시 푸틴 대통령의 뉴스가 있었는지도 모르던 상태로 돌아갔다. 해당 뉴스에 가장 크게 반응했던 노랑풍선 역시 상한가를 기록한 다음날부터 줄곧 하락세를 걷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이 나왔다 했지만, 전세계는 아직 ‘아니다’라고 부정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증시를 괴롭힐 전망이다.

`코로나19`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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