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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건건]“성관계 하자” 70대 염산테러 스토커, 항소심서도 징역 3년

정두리 기자I 2021.08.15 08:44:00

성관계 거부한 30대女에 염산 뿌린 70대 징역 3년
'초췌한' 전두환 광주 行…'5·18 명훼 재판' 법정 서
'제주 중학생 피살' 후 스마트워치 추가 예산 절실

이데일리 사건팀은 한 주 동안 발생한 주요 사건들을 소개하고 기사에 다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독자 여러분에게 전해 드리는 ‘사사건건’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30대 여성을 스토킹하며 성관계를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직장까지 찾아가 염산을 뿌리려 했던 7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남성은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다 잘못했다. 식구들이 보고 싶다”며 선처를 빌었는데요. 재판부는 원심 그대로 징역 3년을 유지했습니다. 이번주 키워드는 △염산테러 70대 남성 항소심서도 징역 3년 △‘5·18 사자명예훼손’ 전두환 법정 출석 △‘제주 중학생 피살’ 후 신변보호 스마트워치 수요 급증 등입니다.

염산테러 70대 남성, 항소심서도 징역 3년

(사진=이미지투데이)
작년 말 70대 남성이 30대 여성에게 성관계를 요구하는 등 스토킹을 하다가 염산을 뿌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2부는 지난 13일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편모(75)씨의 항소심을 열어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형사처벌과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없지만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의 피해 정도를 고려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습니다. 편씨는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지만 판결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를 제기한 바 있습니다. 반면 검찰은 1심 형량이 가볍다며 원심보다 높은 7년형을 구형했는데요.

앞서 편씨는 지난해 12월 12일 염산이 든 플라스틱병 2개를 들고 30대 A씨가 일하는 서울 도봉구 음식점에 찾아가 피해자를 위협했습니다. 당시 편씨는 “한 통은 여기 뿌리고 한 통은 내가 마시겠다”고 소리지르며 협박하고 염산을 뿌렸습니다. 수개월간 B씨를 쫓아다니며 ‘만나자’, ‘성관계하자’ 등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하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식당 종업원이 편씨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얼굴, 팔, 다리 등 화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항소심 첫 공판에서 편씨는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염산이 아닌 청소용 소독약을 뿌렸다고 주장했지만 관련 증거들이 유죄로 판단돼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피해 정도 등을 비춰봤을 때 형이 부당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5·18 헬기사격 혐의’ 전두환 11시간만에 귀가

5·18 당사자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두환씨가 광주에서 열리는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9일 오전 서울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군부의 헬기사격 사실을 부정하며 목격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90)씨가 지난 9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 출석했습니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전씨는 1심에서는 인정신문과 선고기일 등 모두 3차례 법정에 출석했으나, 1심 판결 이후 항소심 재판에는 줄곧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재판부가 불이익을 경고하자 출석을 결정했습니다.

9일 오전 8시 25분께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검정색 세단을 타고 광주로 출발한 전씨는 안경을 착용하지 않았으며 예전 공식석상에 나왔을 때와 다르게 초췌해진 모습이었습니다. 9개월 만에 법정에 나온 전씨는 재판 시작 25분 뒤 건강 이상을 호소하며 퇴정했고, 재판부는 곧 이날 기일을 종료했습니다. 이후 그는 오후 7시 32분께 서울 연희동 자택에 도착했는데요. 전씨는 승차 전 취재진을 향해 손 인사를 하던 출발 때와 달리 수행원의 부축을 받고서야 차에서 내렸습니다. 항소심 재판에 출석한 뒤 약 11시간 만에 귀가입니다. 한편 전씨는 14일 건강 이상으로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이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제주 중학생 피살’ 그 후…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 수요 급증

과거 동거녀의 중학생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백광석이 지난달 27일 제주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중학생이 어머니의 전 연인에게 살해돼 충격을 준 ‘제주 중학생 피살사건’. 이 사건 이후 경찰의 신변보호 대책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을까요. 경찰은 최근 ‘제주 중학생 피살 사건’과 관련해 유사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 추가 수량을 확보, 내달 1일부터 공급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현재 2300대 수준인 전국 스마트워치 보급 대수를 올 9월 3000대, 내년 1월 3700대로 각각 700대씩 늘린다는 계획인데요. 경찰이 신변보호 대상자에게 보급하는 스마트워치는 손목시계 형태 전자기기로, 버튼을 누르면 즉시 112신고가 이뤄지고 자동 위치추적이 가능해 범죄 피해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평가입니다.

그럼에도 스마트워치 보급률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경찰의 신변보호 건수는 △2016년 4912건 △2017년 6675건 △2018년 9442건 △2019년 1만3686건 △2020년 1만4773건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올해 들어서는 6월에만 1만148건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스마트워치는 2016년 2050대를 처음 보급한 이후 지금까지 단 250대를 추가 확보하는데 그쳤습니다.

결국 관건은 ‘돈줄’입니다. 스마트워치 보급률을 늘리기 위해서는 신변보호사업 예산부터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법무부는 매년 1000억원에 가까운 보호기금을 조성하는데, 경찰에 배정된 ‘범죄 피해자 보호기금’ 예산은 10억원 초반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경찰은 올해 17억1200만원 수준으로 예산 증액을 요구했지만 반영된 예산은 14억1700만원에 그쳤습니다. 이는 전체 예산의 1.6% 수준이라고 합니다. ‘돈주머니’를 차고 있는 법무부가 사안의 중대성에 맞는 탄력적인 예산 편성을 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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