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막장 네거티브 판치는 정치권, 국민이 우스워 보이나

논설 위원I 2021.08.02 06:00:00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주말 야당인 국민의힘에 입당함으로써 여야 양대 정당의 대선 경쟁이 본격화했다. 윤 전 총장은 앞서 지난달 중순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어제 지사직 사퇴를 선언한 원희룡 제주도지사, 대권 재수생인 홍준표 의원·유승민 전의원 등과 국민의힘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경합에 들어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지난달 11일 여론조사 방식의 예비경선을 통과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의원 등 6명의 주자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거취가 불확실한 점을 비롯해 일부 변수가 남아있지만, 여론조사 추이 등에 비추어 대선 대진표는 사실상 확정된 듯하다. 그런데 이 마당에 네거티브전과 흑색선전이 기승을 부려 대선을 벌써부터 얼룩지게 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이른바 ‘백제 발언’을 둘러싼 여당 주자간 논란은 망국병인 지역주의 소환에 다름 아니다. 맥락을 거두절미하고 말꼬리를 잡아 기다렸다는 듯이 지역주의 먹칠을 한 것이다.


이른바 ‘쥴리’ 논란도 우리 정치문화의 저열한 수준을 드러내는 것으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에 관한 항간의 의혹을 기정사실화해 조롱하는 벽화가 서울 도심에 등장하기까지 했다. 벽화를 그리게 한 건물주는 정치적 의도와 배후 존재를 부인하는 말을 했지만, 누가 그 말을 그대로 믿을까.

대선 후보라면 가족도 검증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사실 확인도 안 된 후보 부인의 과거 사생활을 그런 식으로 공개 비방하는 것은 민주선거를 방해하고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침묵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여성혐오적 표현이나 인권침해적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두루뭉술한 입장문이나 마지못해 낸 여성가족부의 태도도 너무나 안이하고 소극적이다.

이런 식이라면 이번 대선은 최악의 더러운 선거가 되고 말 것이다. 선거 과정이 깨끗하고 공정해야 결과에 국민 모두가 승복할 수 있다. 최고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선 여야 주자들부터 품격 있게 페어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아울러 후보 진영간 막말 싸움도 당장 중단돼야 한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영상 뉴스

더보기

오늘의 포토

더보기

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