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투자 후 10년 만에 배당을 받게 되는 포스코로선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로이힐 광산은 호주 최대의 단일 광산으로 철광석 매장량은 23억톤(t)에 달한다. 로이힐 홀딩스가 수출하는 철광석은 연간 5500만톤 규모로, 세계 5위급에 해당한다.
|
철강 제조원가 중 원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3분의 2 수준에 달한다. 때문에 해외 철광석 가격이 요동칠 때마다 글로벌 철강사들의 영업이익도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 한다. 특히 요즘처럼 코로나19로 공급 차질 및 중국 경기 회복 조짐에 따른 수요 증가로 철광석 가격이 6년 만에 톤당 130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면 철강 수익성이 하락하고 이는 철강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게 된다. 글로벌 철강사들이 안정적인 원료 확보에 사활을 거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원료 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 철강사로서는 기존 메이저 원료사로부터 철광석 구매 의존율을 낮추고 철광석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으며 동시에 투자를 통한 수익성까지 확보되는 원료 투자사업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해외 원료 투자라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신규 철광석 광산개발에 보통 10조 원 이상 대규모 투자비가 소요돼 투자 기회가 거의 없는 데다 철광석 시장은 이미 과점시장으로 신규 철광석 프로젝트 참여 기회가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기존 4개사가 철강사의 신규 철광석 투자 참여를 달가워 할 리는 없는 이유다. 분명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기에 2010년 포스코는 Hancock 사의 로이힐(Roy Hill) 철광석 개발사업 투자를 전격적으로 결정한다.
|
특히 로이힐 철광석 사업은 호주 철광석 업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투자비의 약 60%를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조달 후 올해 8월에 차입금 전액을 상환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성공한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로이힐 철광석이 포항제철소에 첫 선적되기 시작한 것은 2015년 12월. 현재 포스코는 총 소요 철광석의 4분의 1 이상인 1500만톤 가량을 로이힐에서 경제적,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있다.
|
신규 광산 철광석은 산지에 따라 고유 성분과 품위가 상이해 쇳물을 정밀히 제어할 수 있는 뛰어난 조업기술이 뒷받침돼야 원하는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신규 철광석의 사용성을 입증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 세계 1위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의 총 에비타(EBITDA)의 3분의 1수준을 광산 부문이 차지하고 있는 사례에서 보더라도 경제적인 원료 구매와 안정적인 원료 공급원 확보는 철강사들의 수익성을 크게 좌우하는 중요한 일이다.
포스코 측은 “로이힐 홀딩스의 대규모 배당은 항간의 우려를 불식시켰을 뿐만 아니라 사업이 본 궤도에 올라섰음을 의미한다”면서 “재무 건전성도 크게 개선돼 앞으로도 배당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