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한 '언택트'株, 美 연준 제로금리 기조에 다시 뛸까

고준혁 기자I 2020.07.31 00:30:00

카카오·네이버, 12% 하락후 소폭 '반등'…현대차, 쭉 30%↑
"경기민감주 순환매, 본격화 안 될 것…실적 개선 없어"
"FOMC 저금리 확인…성장주 고밸류 정당화에 도움"
"가치주↑ '미풍' 아냐…약달러, 저금리 '바닥' 의미 때문" 반론도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최근 순환매장에서 주춤한 모습을 보이던 언택트(비대면) 업종 등 성장주가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승세를 이어받을 종목군인 경기민감 업종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실적 개선을 확인하기가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Fed)의 발표도 성장주 주도에 대한 확신을 더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3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0일 언택트 대표 종목인 카카오(035720)는 35만5500원을 기록,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20일 12.8% 하락해 31만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 뒤 상승 추세로 전환, 이날까지 7.1% 상승해 33만2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네이버(035420)도 카카오와 일치하는 주가 흐름을 보였다. 10일 연중 최고가를 기록한 뒤 20일까지 12% 하락 후 이날까지 11.8% 상승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는 낙폭이 더 컸다. 6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지난 27일 21.1%까지 빠졌다가 5.1% 상승했다.

해당 종목들이 모두 편입돼 있는 코스피200커뮤니케이션 지수 역시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지난 6일 지수가 만들어진 후 최고점을 기록했다가 27일까지 7.9% 떨어진 뒤 다시 전날 기준 3.1% 올랐다. 반면 현대차(005380)는 이달 들어 이날까지 30.5% 상승하는 등 자동차와 기계 등 일부 경기민감 업종이 반등했다. 전형적인 순환매 장세인 셈이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2주동안에는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주도주인 성장주가 주춤한 가운데 그동안 부진했던 기계와 자동차, 철강, 은행 등 가치주 및 경기민감주가 상승하는 순환매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순환매장은 비교적 짧게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5월에도 성장주 지체·가치주 강세가 나타났는데 현재는 실적 차이 등이 확연히 벌어져 이같은 경향이 뚜렷해지긴 어렵다는 견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인터넷과 제약, 바이오, 2차전지 업종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실적 전망과 정책동력 유입 등을 감안할 때 성장주의 주도력이 약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며 “최근 성장주의 부진은 단순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한 템포 쉬어가는 정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실적이란 측면에서 경기민감주가 나아진 게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조가 바뀐 건 없다”며 “현재 일부 자동차 종목 등이 강세를 나타내는 것은 일부 개별 모멘텀으로, 전방위적인 순환매가 일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간밤 진행된 연준의 연방준비회의(FOMC)에서도 경제가 정상궤도에 오를 때까지 현재의 저금리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이 재확인돼 성장주에 유리한 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 팀장은 “FOMC는 그동안의 저금리 기조를 확인해준 측면이 큰데, 저금리는 성장주의 고평가된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 금리가 진바닥을 통과할 것이란 전망에 기대 경기민감 업종의 상승은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란 분석도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련의 국내외 증시 성장주 균열과 경기민감 대형 수출 및 가치주 반격을 찰나의 미풍으로 평가절하할 수 없다”며 “달러화가 약세 전환한 이후 구리와 금 등 원자재가격이 오르는 것은 기대 인플레이션 회복을 알리는 전조여서 시장 금리가 바닥을 통과하고 오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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