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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민연금 18세 자동가입 제안, 적극 검토할 만하다

논설 위원I 2024.04.26 05:00:00
임기가 한 달가량 남은 21대 국회의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18세 자동가입’이 개혁 방안의 하나로 주목되고 있다. 누구나 18세가 되면 소득 유무와 상관없이 무조건 국민연금에 자동으로 가입되게 하자는 것이다. 지금도 18세가 되면 국민연금 의무가입 대상이 된다. 하지만 소득이 있어야 의무가입이 적용되고, 소득이 없으면 27세가 되기 전까지 적용에서 제외된다. 18세 자동가입 방안은 이런 조건을 없애자는 것이다.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펴낸 저서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18세 자동가입이 국민연금의 재정 건전성 제고와 가입자의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양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18세 자동가입은 국민연금에 대한 젊은층의 낮은 관심도를 높여 그들의 보험료 납부율을 끌어올리는 한편 가입자 각각의 가입기간이 늘어나게 해 연금 수령액을 증대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해외 주요 국가들보다 크게 낮은 젊은층의 국민연금 가입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18세 이상 27세 미만 연령층은 취업자 비중이 낮고, 연금보험료 납부 능력이 아예 없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해법도 여러 전문가가 내놓은 바 있다. 정인영 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7월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 회의에서 자동가입 후 첫 달치 보험료를 국가가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 뒤에는 본인이 납부 능력이 있으면 내고, 그렇지 않으면 납부예외를 신청해 적용받게 하자는 것이다. 납부예외 기간에 내지 않은 연금보험료는 나중에 소득이 있을 때 추후 납부하면 가입기간을 그만큼 늘릴 수 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논의를 집중해온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등 모수 조정 방안에 더해 18세 자동가입을 비롯한 가입기간 연장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에서 의무가입 연령 상한을 59세에서 64세로 올리는 것이 가입기간 연장 방안으로 논의되긴 했지만 이는 정년 연장과 얽힐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18세 자동가입은 가입기간 연장 효과가 더 크면서도 부작용과 사회적 저항은 훨씬 적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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