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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대표기업이 된다고? 페이스북의 변신은

김인경 기자I 2021.07.31 07:30:00

페이스북, 7월 한달간 주가 3.05% 상승
2Q 어닝서프라이즈 속 저커버기 '메타버스' 20번 언급
구글·애플 독점한 스마트폰 OS시장 구조적 우려 대안
"뚜렷한 계획 없다" 비판 속 월가 목표주가는 상향 추세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페이스북을 둘러싸고 월가의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2분기 역대급 실적을 내놓으며 ‘메타버스’ 기업이 되겠다는 마크 저커버그의 포부가 논쟁에 불을 질렀다.

30일(이하 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지난 29일 358.32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한 달간 3.05% 상승했다. 특히 지난 23일에는 장 중 한때 375.33달러까지 기록하며 신고가를 찍기도 했다.

최근 페이스북은 2분기 순익이 103억9000만달러(약 12조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51억8000만달러(약 6조원)보다 2배 증가한 규모다. 주당 순이익도 3.61달러를 기록해 시장 기대치(3.03달러)를 웃돌았다. 매출은 290억8000만달러(약 33조5000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56% 늘어 시장 기대치(278억1000만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날 실적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메타버스’였다. 저커버그는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컨퍼런스콜에서 메타버스를 언급하면서 “우리가 지향하는 미래이자 페이스북의 다음 장(章)”이라며 “완전히 새로운 경험과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그는 메타버스를 ‘소셜 테크놀로지의 궁극적인 모습’이라며 “페이스북을 소셜미디어 기업에서 메타버스기업으로 인식하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페이스북은 2014년 가상현실(VR) 기기 업체 오큘러스를 인수했고 2019년 VR 기반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호라이즌’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회사에서 가상현실 부서인 오큘러스(Oculus)를 운영하면서 메타버스에 발을 담근 바 있다. CNBC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1시간 남짓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메타버스란 단어를 무려 20번 언급했다. 2분기 실적을 이끈 핵심 매출인 ‘광고’(28번 언급) 다음으로 많은 언급이었다.

물론 메타버스는 전세계가 열광하는 신사업 동력이다. 다만 페이스북이 메타버스에 열을 올리는 배경에는 구글과 애플 양 사가 99% 이상을 독점한 스마트폰 운영체제(OS)에 언제까지 의존할 수는 없다는 위기의식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4월 애플은 아이폰 사용자들로 하여금 앱 사용 기록을 페이스북 등 스마트폰 앱이 추적하지 못하도록 선택할 수 있게 한 바 있다. 이에 광고 매출이 큰 페이스북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결국 페이스북이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으로의 탈바꿈을 선언한 데는 구글이나 애플 영향이 불가피한 SNS를 넘어 새로운 신사업을 찾겠다는 뜻도 있다.

페이스북의 새로운 도전에는 비난의 시선도 크다. 컨퍼런스콜에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메타버스 투자 전망치나 사업 목표 등을 물었지만 페이스북은 두루뭉술한 답변만 했다. 아직 사업계획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데이브 웨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수십억달러를 쓰고 있으며 메타버스가 성공하면 돈을 벌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의 도전을 진지하게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호실적을 낸 만큼, 광고 이후의 시장을 서서히 찾아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JP모간은 “메타버스에 집중하겠다는 로드맵이 이번 실적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조용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메타버스 시장 선점을 통해 인터넷과 모바일을 잇는 차세대 온라인 생태계의 성장 수혜를 독식할 것”이라며 “본업의 견고한 실적에 더해 중장기적 성장 모멘텀까지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증권업계는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감으로 페이스북은 하반기 실적 약세 가능성 속에서도 전망치를 올리고 있다. 미국 글로벌 금융업체인 레이몬드제임스 파이낸셜은 페이스북 목표주가를 기존 415달러에서 450달러로 8.4% 올렸다. JP모간도 목표가를 395달러에서 425달러로, 모건스탠리도 375달러에서 400달러로 각각 7.6%, 6.7%씩 올렸다.국내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이 목표주가를 11% 상향한 448달러로 밝혔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49명의 애널리스트 중 34명이 페이스북에 대해 ‘적극매수’를 권고했고 7명은 ‘매수’를 조언했다. 6명은 ‘보류’를, 매도 혹은 적극매도를 추천한 이는 단 2명이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사진=AFP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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