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요절복통 ‘부부의 세계’…레진 ‘바른쀼생활’

김정유 기자I 2020.09.26 06:00:00

신혼 2년차 부부 이야기, 에피소드식 전개
개그와 현실 부부 소재 절묘한 결합
자극적 소재 없지만 세련된 전개로 인기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그림=레진엔터테인먼트


◇레진 ‘바른쀼생활’


레진의 ‘바른쀼생활’은 현실적인 신혼부부의 삶과 함께 코믹함을 동시에 그려낸 웹툰이다. 에피소드 형식으로 연재 중인 ‘바른쀼생활’은 가벼우면서도 꽤 진지하다. 가벼운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도 부부의 진정한 의미를 우회적으로 담아냈다. 완급조절이 좋다. 독자들에게 원초적인 웃음을 주다가도 한번쯤 ‘부부는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끔 해준다. 무엇보다 매회차 독자들의 흥미를 지속적으로 끌고 나가는 힘이 있다.

주인공은 결혼 2주년을 맞은 27살 동갑내기 부부다. 남편은 바보스러울만큼 착하고 사교성이 좋고, 아내는 다소 시니컬하지만 똑 부러지는 성격의 소유자다. 사랑꾼인 남편은 언제나 아내에게 맞춰주며 집안인을 전담한다. 과거 한국사회에 고착화됐던 남자는 직장, 여자는 집안일이라는 고정관념을 이 웹툰에서는 반대로 뒤바꿨다. 남편은 집안인을 하고, 아내는 직장에서 사회생활을 하는 커리어우먼이다. 설정조차도 최근 젊은 부부들의 트렌드에 맞춰져 있어 흥미를 이끈다.

초반부에는 부부간 사랑싸움과 재미난 에피소드 위주로 흘러간다. 작품의 흐름이 바뀌는 시점은 남편을 소개해 준 남편의 전 여친 ‘수아’의 등장부터다. 대학시절 아내는 남편과 헤어진 수아의 소개로 남편을 만나 연인이 됐고, 당시 3명은 친구로서 친하게 지냈다. 하지만 수아가 갑자기 아내를 따돌리면서 사이가 틀어지게 된다. 4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부부와 만난 수아는 이들에게 “우리 다시 친하게 지내자”라는 제안을 하게 된다. 이때부터 평온했던 부부의 생활은 조금씩 변화가 있게 된다.

수아의 등장이 작품의 흐름을 바꾸는 포인트지만, 크게 진지하거나 무겁게 표현하지 않았다. 웹툰 자체는 지속적으로 코믹함을 끌고 간다. 때문에 독자들 역시 너무 무겁게 몰입하지 않고, 가볍지만 공감하며 웹툰을 보게 된다. 작화 역시 화사한 파스텔 색감과 코믹함을 정조준한 듯한 일부 묘사들이 상당히 적재적소에 들어가 있다. 작품을 그린 윤빈 작가의 유머코드가 상당히 세련돼 보인다. 모든 것 다 차치하고, 결론만 얘기하자면 이 웹툰은 ‘재밌다’. 심각한 갈등, 자극적인 요소들은 없지만 부부라는 주제와 코믹함으로 작품을 전반적으로 잘 이끌어나간다. ‘바른쀼생활’은 현재 레진에서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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