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방송서 방탄소년단 인종차별 "나 백신 맞았어"

정시내 기자I 2021.04.13 09:15:38
사진=칠레의 코미디쇼 ‘미바리오’(MiBarrio)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칠레 코미디 TV쇼에서 방탄소년단(BTS)을 패러디해 아시안 인종차별 발언을 해 논란이다.

지난 11일(한국시간) 칠레의 코미디쇼 ‘미바리오’(MiBarrio)에는 코미디언 5명이 방탄소년단으로 분장해 등장했다.

이들은 진행자가 자기소개를 부탁하자 김정우노(uno·1), 김정도스(dos·2), 김정뜨레스(tres·3) 등이라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는 “북한 지도자의 이름에 숫자를 붙인 것 아니냐”며 웃었다.

진행자가 진짜 이름을 묻자 이들은 “V, 정국, 어거스트D(슈가), 제이홉, 진”이라고 자신들을 방탄소년단 멤버 이름을 말했다.

진행자가 ‘한국말을 할 줄 아느냐’고 묻자 “한국말을 못한다”면서 중국어를 흉내냈다. 진행자가 “무슨 뜻이냐”고 묻자 그는 “나 백신 맞았어”라는 뜻이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상황에 아시안을 비하한 발언이었지만 객석에서는 폭소가 터졌다.

방탄소년단 팬들과 네티즌들은 온라인 상에서 ‘Racism is not comedy’(인종차별은 코미디가 아니다) 해시 태그 운동을 이어가며 해당 프로그램과 출연진을 비판했다.

방탄소년단 팬들은 “모든 농담이 인종주의와 외국인 혐오, 그들의 언어 조롱에 기반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아시아인이 겪고 있는 차별적 공격을 고려할 때 결코 유머로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해당 프로그램 측은 SNS를 통해 “우리는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배우고 듣겠다”며 “유머와 오락에 기여하기 위해 모든 긍정적인 반응과 비판을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30일 공식 SNS를 통해 미국, 유럽 등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아시안 혐오 범죄를 규탄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저희는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 기억이 있다. 길을 걷다 아무 이유 없이 욕을 듣고 외모를 비하당하기도 했다”며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증오와 폭력의 대상이 된다는 건 저희가 감히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라 언급하고 인종차별과 폭력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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