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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클릭이면 수익이 얼마?…"돈 되니까 조회수 빨죠"

정병묵 기자I 2021.06.28 05:55:10

[사이버레커, 브레이크가 없다]②
일부 유튜버들이 사이버레커로 '한방' 노리는 방법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100만뷰면 약 150만원 정도 광고수익이 들어오면 된다고 보면 돼요.”

최근 어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결혼을 앞둔 한 남성이 자신의 예비신부가 다른 남성을 만나고 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었다. 예비신부와 상대 남성이 같은 회사를 다닌다며 둘의 신상이 삽시간에 퍼졌고 유튜브를 통해 이들의 실명과 얼굴이 확산했다. 이들의 신상과 문자메시지 대화를 공개한 유튜브 영상은 적게는 100만회에서 많게는 200만회가량 조회수를 얻었다. 해당 스캔들이 사실이라고 해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하지만 일부 유튜버들은 일종의 ‘자경단’을 자처하며 개인 신상을 무차별 폭로하고 있는 것이다.

한강 대학생 사망사건 수사를 촉구하는 집회에서 몇몇 유튜버들이 라이브 중계를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DB)
현업 유튜버들은 무분별한 가짜뉴스 유포와, 사실이라고 해도 명백히 불법인 ‘신상 털기’가 난무하는 것은 결국 돈 문제라고 진단했다. 15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A씨는 “여름철 계곡에 우후죽순 생기는 무허가 식당 같은 ‘한탕 장사’들이 판을 치는게 이 바닥”이라며 “한 번 조회수를 확 올리면 광고수익이나 ‘슈퍼챗’ 수익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유튜버들 사이에서는 뜨거운 이슈에 올라타 영상을 만드는 것을 ‘조회수를 빤다’고 표현한다.

유튜브를 통한 수익은 광고와 ‘슈퍼챗’, 그리고 계좌 입금으로 나뉜다. 광고 수익은 영상을 올려 놓으면 유튜브가 조회수에 따라 정산해 주는 시스템이다. 슈퍼챗은 일종의 사이버머니로 시청자와 라이브로 소통하는 와중에 시청자가 직접 소정의 금액을 유튜버에게 직접 결제해 주는 방식이다. 계좌 입금은 말 그대로 영상 자막에 게시된 계좌로 시청자가 직접 입금해 주는 경우다.

최근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고 있는 모 유튜버의 경우 라이브 중 받는 슈퍼챗 금액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채널분석 플랫폼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이 유튜버는 라이브 회당 슈퍼챗 금액이 30만원에서 1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라이브 방송을 잘 하면 슈퍼챗 소득을 크게 ‘당길’ 수 있지만 더 안정적인 수입은 일반적으로 제작 편집해 올리는 영상”이라며 “사람들의 관심사에 따라 유튜브 알고리즘이 ‘핫 키워드’ 영상을 제시해 주고 그에 따라 이용자들이 몰리면 클릭수에 따라 돈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클릭 한 명에 1.5원 정도라고 추산하면, 100만뷰면 대략 150만원 정도이며 영상 길이에 따라 수익은 1.5배 이상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튜버들은 이처럼 조회수와 수익을 노리는 ‘사이버레커’의 선정성이 유튜브의 신뢰를 결국에는 떨어뜨릴까 우려한다. 자신의 영상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공감해 주길 누구나 바라지만 검증되지 않은 의혹을 제기하거나 개인 신상까지 유포하면서 얻는 소득은 정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유튜버 B씨는 “유튜브상에서 제기되는 여러 의혹들 중 뭐가 진실인지 알 수는 없지만 남의 아픔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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