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에서 빛난 바이오株…킹달러가 가른다

김응태 기자I 2022.09.30 05:33:00

증시 둔화에도 KRX바이오지수 2%대↑
삼바, CMO 성장 및 환차익 기대에 6%↑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호조 전망에 두각
건기식 비중 큰 알피바이오, 상장 첫날 공모가 상회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하락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제약·바이오주가 방어주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통상 바이오주들은 금리 인상 국면에서 부진하지만, 수출 비중이 높아 환차익을 거둘 수 있고 필수소비재 성격이 강한 종목들은 오히려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양상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KRX바이오(헬스케어) 지수는 2599.54로 마감해 전날 대비 2.63% 올랐다. 이날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전날 대비 0.08%, 0.18% 오른 것보다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전날에는 코스피가 2년 2개월여 만에 2200선이 붕괴되는 상황 속에서도 KRX바이오 지수는 0.05% 상승하며 선방했다.

최근 바이오주가 방어주로서 두각을 나타내는 건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의약품 특성상 소비가 둔화할 여력이 작은 영향이 크다. 아울러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고환율 기조 속 환차익을 누릴 수 있는 데다 원가에서 차지하는 원재료 비중이 낮은 것도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글로벌 고객사 위탁생산(CMO) 매출 증가 기대감에 전날 대비 6.0% 상승한 8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미국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 시험에서 인지 기능 저하를 27% 감소시켰다는 결과가 나온 데 기인한다. 이번 임상시험 호조로 단일 항체 치료제 CMO 시장이 커지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 및 환차익이 증가하며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대두됐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향 CMO 매출액의 대부분이 달러이며, 비용의 대부분은 원화로 발생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068270)도 미국향 바이오시밀러 매출이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에 2.7% 상승한 17만1000원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은 이날 자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와 2993억원 규모의 바이오시밀러 항체의약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매출액 대비 15.66%에 해당한다.

아울러 내년 미국에서 출시할 신제품 바이오시밀러의 초도 물량이 4분기부터 반영돼 실적 개선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주요 신제품은 유플라이마, 램시마SC,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등이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 매출 성장에 따라 공급 물량 확대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실적 호조를 지속할 전망”이라며 “이르면 2022년 4분기부터는 2023년 이후 출시 예정 바이오시밀러들에 대한 선제적 재고 공급을 바탕으로 뚜렷한 실적 성장을 나타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선 필수 소비재의 성격이 강한 바이오주의 주가가 두각을 보였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알피바이오(314140)는 공모가(1만3000원) 대비 40.8% 오른 1만8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2만7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폭이 줄었다. 앞서 알피바이오의 공모가 역시 희망밴드 최상단이 1만3000원으로 확정되기도 했다.

알피바이오는 소비재 성격이 강한 건강기능식품 관련 매출의 성장이 두드러졌다는 점에서 상장 첫날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알피바이오는 연질캡슐 제조 전문업체로, 일반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 1000여종의 연질캡슐 제품군을 제조한다. 상반기 매출액은 680억원을 기록해 건강기능식품 수요 확대로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유진형 DB투자증권 연구원은 “건강기능식품 매출 비중이 2019년 36%에서 지난해 65%까지 증가한 게 이익률 개선의 긍정적 요인”이라며 “연질캡슐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매출 구조와 폭넓은 확장성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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