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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F 2022]"에너지 대전환 시대, '달러' 기축통화 지위도 흔들"

김은비 기자I 2022.06.08 05:30:00

유연철 전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인터뷰
"중국, 전기차·기후 기술 개발에 적극적"
"새로운 국제 질서에 경제적 이니셔티브 쥘 수도"

[이데일리 김관용 김은비 기자] 기후변화 시대에 위안화가 달러를 대신해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달러가 기축통화의 위치를 갖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고 재생에너지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유연철 전 외교부 기후변화대사는 제13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사전 인터뷰에서 “앞으로는 반도체 등에 필수적인 원자재 공급망을 먼저 확보하는 국가가 세계를 제패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희토류를 비롯한 희소금속 상당 부분이 중국에 매장 돼 있다. 유 전 대사는 “이들 원자재는 달러화로 결제하지 않는다”며 “중국이 위안화로 결제하겠다고 주장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전기차 수출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은 작년에 전기차 약 50만대를 수출해 세계 최대 전기차 수출국이 됐다. 2020년 대비 260% 증가한 수치다. 같은 시기 독일은 23만대, 미국은 11만대를 각각 수출했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 산업에 지급하는 보조금도 내년부터는 없애겠다고 했다 그만큼 중국 전기차 산업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유 전 대사는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없던 중국이 전기차 시장에서는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원자재 등도 풍부해 더욱 유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군사력만 강했던 중국이 새로운 국제 질서에서는 경제적 이니셔티브도 쥘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연철 전 외교부 기후변화대사가 이데일리 전략포럼 사전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중국은 기후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중국은 현재 온실가스 배출 1위 국가로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이 크다. 유 전 대사는 “1990년대 교토 의정서를 채택할 당시만 해도 기후변화에 역사적 책임을 가진 선진국의 의무만을 규정했다면 이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전 세계가 같이 탄소 감축을 위해 나서고 있고 자금의 흐름도 기후 기술 사업에 집중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앞으로의 경제 질서에서는 탄소 관리를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고민해서 일관성 있게 꾸준히 투자를 해왔다”며 “전 세계 전기 배터리·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기업들 상위 10개 중 5~6개가 중국 기업”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도 이제는 본격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그는 “지금까지는 우리 산업계가 중국은 기후변화 대응을 안 하는데 우리만 하면 제품 가격이 올라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논리가 통했는데, 이제는 아니다”며 “오히려 중국이 박차고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 전 대사는 새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을 국정과제 최우선 순위 중 하나로 두고 지속적이고 일관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 전 대사는 “기후와 에너지 정책을 통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전환이 각각 다른 부처에서 담당하고 있다”며 “부서 간 칸막이가 있어 효율성 있게 정책 집행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부분만 보면 맞을 수 있는 내용들도 전체적으로 보면 조정이 필요하다”며 “통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연철 전 대사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레딩대학교 국제관계학 석사 △제21회 외무고시 △주토론토대한민국총영사관 영사 △외교통상부 환경협력과장 △외교통상부 환경과학과장 △외교통상부 에너지기후변화과 과장 △환경부 국제협력관 △주제네바대한민국대표부 차석대사 △주쿠웨이트대한민국대사관 대사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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