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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코드레드]빌 게이츠도, 존 케리도 "긴급히 행동해야"

장영은 기자I 2021.08.11 05:01:10

'환경운동가' 빌 게이츠 IPCC 기후변화 보고서 주목
넷제로 달성해야…신재생에너지·기술개발도 촉구
UN 사무총장 "코드 레드"…"국가별 상황 달라" 지적도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UN의 기후 리포트는 세계가 긴급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우리는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 2050년까지 반드시 넷제로(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9일(현지시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최신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같이 언급했다. 기후변화 문제는 소프트웨어(SW)의 최고 전문가인 그가 최근 15년간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다.

빌 게이츠는 IPCC보고서 발표 이후 넷제로 달성을 촉구하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사진= 트위터 캡쳐)


빌 게이츠 “기후재앙 피하기 위해선 넷제로 달성해야”

빌 게이츠가 기후변화 문제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06년 말이었다. 당시 그는 에너지와 기후에 초점을 맞춘 비영리사업을 하고 있는 전직 MS 직원들을 만나 온실가스 배출과 기후 변화의 상관 관계를 알게 됐다.

전 부인과 함께 세운 세계적인 자선 단체인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이사장이기도 한 그는 처음엔 에너지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기후변화를 접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기의 혜택을 누리기 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던 중 신재생 에너지와 그 필요성에 대해 ‘우연히’ 알게 됐다.

스스로도 “20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표현했듯이, 게이츠는 최근 대중 앞에서 기후 변화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넷제로를 촉구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게이츠는 책 서문에서 “인간이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하는 한 온도가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그는 “온실가스가 기온을 상승시키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주기적으로 등락하거나 다른 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진짜 기후 재앙을 막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고도 짐작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심하고 또 공부한 끝에 마침내 거부할 수 없는 결론에 다다른다. 우리는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해야 겠지만 그것은 온실가스를 방출하지 않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상태로라면 인류는 결국 ‘기후 변화’가 아닌 ‘기후재앙’에 직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IPCC의 최근 보고서는 지구 온난화가 지금 속도로 진행된다면 더 심각한 가뭄과 홍수가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 AFP)


‘인류에 보내는 코드 레드’…시급하고 즉각적인 대응 필요

이번 IPCC의 보고서 발표 이후 곳곳에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 특사는 “이번 보고서는 ‘지금 이 순간의 압도적 긴급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인류에게 보내는 코드 레드(아주 긴급한 상황을 알리는 경고)”라며 “화석 연료와 삼림 벌채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를 질식시키고 수십억명의 사람들을 즉각적인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현 상황이라면 지구 온난화로 인한 파괴적인 홍수, 심각한 폭염과 가뭄이 더 많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일부 섬 국가들에서는 생존을 위협하는 해수면 상승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특히 각국 정부하고 즉각적이고 급격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단행하지 않는다면 파리기후협약에서 약속한 평균 기온 상승 목표치인 1.5도는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사안의 시급성과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이해관계가 다른 각국이 기후변화 대응에 ‘한마음으로 나설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과 미국을 포함한 가장 큰 오염 배출국들은 기온상승 목표치를 2도까지 제한하는 목표치를 적용해야 하지만 이런 즉각적인 조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들마저 기후변화를 늦출 준비도, 기후변화 속에 살 준비도 전혀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서유럽은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 (사진=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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