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의 軍界一學]직업군인, 잦은 이사에 이사비 부담 '이중고'

김관용 기자I 2021.01.03 08:30:47

장기복무 軍 간부들, 평균 10회 이사
예산 부족으로 이사비 지원 적어
국방부, 올해 군 가족 이사비 현실화
이사업체 평균 비용 대비 95%까지 인상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직업군인의 고충 중 하나는 잦은 이사입니다. 직업군인들은 명에 의해 최대 1.6년에 한 번까지 이사를 한다고 합니다. 가족들이 어려움을 감내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국방부에서 실시한 군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계급별 평균 이사횟수는 대령 12.4회, 중령 11.9회, 소령 7.2회, 상사 8.1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관급 또는 상사 등 일정 기간 이상 군 복무를 한 군인들의 경우 9.9번의 이사를 했다는 얘기입니다.

이같은 빈번한 이사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직업군인들에 대한 이사비 지원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군인들 역시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라 이사비를 지급받기는 합니다. 이에 따르면 국내 이사비를 5톤(t)까지는 사다리차 이용료를 포함해 전액을 지원하고, 5t 초과~7.5t에 대해서는 초과 구간 실비의 절반을 주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실제 이사비용과 군인들이 지급받는 돈의 차이가 큽니다. 국방부에 따르면 그동안 군 가족 이사비는 5t 화물량을 기준으로 이사비용에 훨씬 못 미치는 평균 76%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최근 3년간 이사비 지원 실적을 분석한 결과, 실제 평균 이사비가 최대 128만원 까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지난 3년간 가족 이사자의 평균 화물량은 70%가 5t을 넘었고, 거주형태가 대부분 아파트다 보니 사다리차 이용비용까지 추가돼 군 이사비 지원금을 훨씬 초과하고 있었습니다. 그 초과분은 고스란히 군 가족이 부담하고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모 부대 내 관사 전경 [사진=이데일리 DB]
잦은 이사에 이사비까지 걱정해야 하는 군인들의 복무여건 개선을 위해 국방부가 늦게나마 군 가족 이사비용 지원액을 인상했습니다. 올해부터 현역 및 군무원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군 가족 이사비를 이사업체 평균 지불비용 대비 기존 76%에서 95%까지 인상키로 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이사 거리별로 차등화해 지급해 오고 있는 가족 이사비는 전년 대비 최하 7만원에서 최대 67만원까지 인상해 지급하게 됩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살림이 많은 3인 이상 다자녀 가구의 경우에는 공무원여비규정을 준용해 이사비의 10%를 추가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 국방부에서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시로 이사할 경우 이동거리는 160㎞로 이전에는 138만원을 지급받았지만, 올해부터는 34만원이 늘어난 172만원을 받게 됐습니다. 여기에 3명 이상 다자녀 가구인 경우 17만원을 추가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군인복지기본법 제9조에서 ‘국가는 군인이 안정된 주거생활을 함으로써 근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군인에게 주거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유독 군인에게 이같은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군인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희생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국방부의 이사비 현실화 정책을 통해 군인과 군무원들이 이사비 걱정 없이 기본임무에 매진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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