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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린' 용감한형제 뮤직카우 규제에 "사고방식 바꿔야"

윤기백 기자I 2022.04.21 05:30:30

뮤직카우 투자자 불만 폭발
투자자·음원업계 '플랫폼 위축' 걱정
'보호장치 마련땐 매력투자처' 의견도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음악저작권 거래 시장이 더 활발하게 지속되길 원한다면 좀 더 명확한 법적 제도가 필요하다.”

뮤직카우 투자자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금융위원회(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20일 뮤직카우의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을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 증권으로 판단하면서다. 당장 거래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명확한 투자자 보호가 이뤄지지 않은 채 수년째 서비스를 이어왔다는 점에서 이를 운영해온 뮤직카우와 뒤늦게 칼을 뺀 금융위를 향한 투자자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뮤직카우에 1년 넘게 투자를 해왔다는 김효진(30)씨는 20일 이데일리에 “해당 시장에 명확한 제도가 성립되어 있지도 않고 거래량도 많지 않아 주식처럼 많은 예탁금을 두지 않는 게 당연했다”며 “뮤직카우와 비슷하게 예술품이나 부동산 등 조각 투자 플랫폼이 늘어나고 있지만 투자자를 보호하는 제도가 모호했던 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투자자 신현영(28)씨는 “음악저작권 플랫폼은 뮤직카우가 처음이다 보니, 이러한 시행착오가 생긴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라며 “다만 증권이냐 아니냐를 두고 수개월째 논란이 지속되면서 소유하고 있던 상품(저작인접권)의 가격이 하락했는데, 그동안의 손실은 누가 보전해 줄 것인지 묻고 싶다”고 뮤직카우와 금융위를 비판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각종 보호장치가 마련되면 충분히 매력적인 투자수단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투자자 정혜원(42)씨는 “뮤직카우가 안정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당국의 감시와 규제가 필요하다”며 “제도권 안에서 저작권 투자 시장이 안정화가 되고 투자자로서 보호를 받는다고 생각이 들면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저작권에 더 활발히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음원업계는 새 사업모델로 주목받던 ‘음악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이 자칫 규제 강화로 인해 위축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동종 사업을 준비했던 한 관계자는 “각종 규제가 생기게 되면 사업을 진행하고 확장하기 어려워진다”며 “한참 사업을 키워나갈 시점인데, 왜 이제서야 규제를 적용하는지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를 다각도로 마련해 놨지만, 금융위의 이번 판단으로 마치 그동안 불법으로 사업을 진행한 것처럼 보일까 우려된다”며 “뮤직카우를 제외한 후발주자들의 경우 규모가 작은 편인데 금융위가 제시하는 각종 규제 및 기준을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브레이브걸스의 히트곡 ‘롤린’ ‘하이힐’ 등의 음악저작권을 뮤직카우에 양도한 용감한형제는 “보완해야 할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도 “틀에 갇힌 규제보다는 새 문화산업을 지원하는 방향의 사고방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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