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제2의 LH사태 거래소엔 없다…그 이유는

이지현 기자I 2021.04.14 05:31:00

법률 이상의 내부통제 장치 가동 주식거래 꼼꼼 관리
공직사회서 존경받던 선배 민간기업서도 소통 중시
거래소 경직된 일 처리 방식에도 변화의 바람 시작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공공기관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한국거래소는 2015년 공공기관에서 해제된 6년차 민간기업이지만, 여전히 이들을 공공기관으로 보는 이들이 많아서다.

이에 대해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우리 내부엔 (내부자 거래 등과 같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며 “법률 이상의 내부 통제장치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 내부 지침에 따르면 직원들은 본인 명의로 1개 계좌만 개설할 수 있다. 투자금액은 직전년도 근로소득총액의 50%이내에서만 가능하다. 분기별로 매매명세를 제출해야 하고 월 주문횟수가 20회로 제한된다. 시장부, 상장부, 공시부, 인덱스, IT, 시장감시부 등과 같은 시장 관련 부서에서는 논란이 될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 매매가 금지된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일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다. 만약 규정을 위반하면 최소 주의 조치, 최대 면직 처분된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손 이사장은 “신고 등이 번거롭고 제약사항이 많아 간부들 중에 주식계좌가 아예 없는 사람이 많다”며 “이런 부분은 다소 과도한 것 같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손 이사장은 직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을 중시한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를 거친 30년 늘공에서 늘상 닮고 싶은 상사, 존경받는 선배로 꼽혔다. 이런 그의 노력은 거래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과장급 이하 실무직원들과 조직운영 체계, 인사관리, 근무환경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그는 “거래소 직원 4명 중 1명이 50세 이상이고,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비율이 11%가량 된다”며 “어떻게 하면 이들과 함께 일하는 조직을 만들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인사와 살림을 맡아 한 그의 경험상 공감 없는 조직개편, 인사단행은 저항만 거셀 것이라는 판단에 현장 목소리부터 수렴 중인 것이다.

그는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도 가입했다. 구성원들의 진짜 속내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는 “가입하면 상처받을 것이라고 주변에서 만류하기도 했다”며 “(직원들의 글을 보고) 진짜 마음 상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직원들의 불만을 잘 이해하기 위해 열심히 보고 있다”고 했다.

손 이사장은 거래소가 보다 창의적이고 활기찬 조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소통과 도전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그는 “거래소는 36개 증권사가 주주인 회사다. 비즈니스 마인드도 가져야 하고 사업다각화도 해야 한다. 하고 싶은 게 많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조직문화에서) 관료적이고 경직된 일 처리 방식과 생각을 바꾸고 싶다”며 “(거래소 내에) 변화의 바람을 가져오게 하고 싶은 것이 나의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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