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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쿠젠'이라 불렸던 레버쿠젠, 드디어 우승의 한 풀었다

이석무 기자I 2024.04.15 09:18:04
구단 역사상 첫 분데스리가 우승을 달성한 바이어 레버쿠젠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바이어 레버쿠젠의 플로리안 비르츠가 골을 터뜨린 뒤 홈팬들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사진=AP PHOTO
바이어 레버쿠젠이 구단 역사상 첫 우승을 달성하자 홈팬들이 그라운드로 몰려들어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독일 프로축구 바이어 레버쿠젠이 1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 바이에른 뮌헨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창단 120년 만에 첫 분데스리가 우승을 일궜다.

레버쿠젠은 15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분데스리가 29라운드 베르더 브레멘과 홈 경기에서 후반전에 터진 플로리안 비르츠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5-0 대승을 거뒀다.

레버쿠젠은 전반 25분 만에 빅터 보니페이스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선 뒤 후반 15분 그라니트 자카의 추가골로 승기를 잡았다. 이후 비르츠가 후반 23분, 38분, 45분에 잇따라 3골을 몰아쳐 역사적인 우승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로써 레버쿠젠은 25승 4무 승점 79룰 기록, 2위 뮌헨(승점 63·20승 3무 6패)과 승점 차를 16점으로 벌렸다. 두 팀의 남은 경기는 5경기. 뮌헨이 5경기에서 모두 이기고 레버쿠젠이 모두 패해도 두 팀의 순위는 바뀌지 않기 때문에 레버쿠젠은 일찌감치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레버쿠젠은 한국 축구 레전드 차범근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이 선수 시절 UEFA컵 우승을 차지해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도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두 시즌 동안 활약한 바 있다. 그밖에 차두리, 류승우 등도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었다.

레버쿠젠은 아스피린으로 유명한 제약회사 바이엘이 운영하는 축구팀이다. 1904년 7월 바이엘의 노동자들을 주축으로 창단한 뒤 오늘날까지 분데스리가 전통의 강호로 역사를 이어왔다.

하지만 레버쿠젠이 분데스리가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무려 5차례(1996~97, 1998~99, 1999~00, 2001~02, 2010~11)나 준우승에 그쳤다. ‘절대 우승 못할 팀’이라는 조롱이 담긴 ‘네버쿠젠(Nekerkusen)’이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을 얻기도 했다.

물론 우승 경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차범근 전 감독이 활약했던 1987~88시즌에는 UEFA 유로파리그 정상에 올랐다. 1992~93시즌에에는 독일축구협회(DFB)-포칼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동안 번번이 바이에른 뮌헨에 밀려 리그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레버쿠젠은 이번 시즌 드디어 한을 풀었다.

중상위권 성적을 꾸준히 유지했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던 레버쿠젠은 사비 알론소 감독이 2022년 10월 사령탑에 오른 뒤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알론소 감독은 부임 첫 해인 2022~23시즌 팀을 유로파리그 4강 진출을 이끌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올 시즌에는 리그에서 29경기 무패(25승 4무)행진을 이끌면서 우승이라는 큰 업적을 이뤘다.

알론소 감독은 다음 시즌 리버풀(잉글랜드), 뮌헨 등으로부터 감독 제의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를 거절하고 레버쿠젠에 남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미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지만 레버쿠젠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은 5경기에서도 무패를 이어간다면 분데스리가 역사상 첫 무패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심지어 최근 11연패 포함, 32번이나 정상에 오른 뮌헨도 무패 우승은 한 번도 없었다.

유럽 5대 리그를 놓고 봐도 무패 우승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2000년 이후로는 2003~04시즌의 아스널(잉글랜드)과 2011~12시즌의 유벤투스(이탈리아)만 달성했다.

내친김에 레버쿠젠은 트레블 달성도 꿈꾼다. 일단 레버쿠젠은 DFB-포칼 결승에도 오른 상태다. 내달 26일 카이저슬라우테른을 상대로 ‘2관왕’에 도전한다.

UEFA 유로파리그 우승 가능성도 열려있다. 레버쿠젠은 8강 1차전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잉글랜드)를 2-0으로 이기고 4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한편, 뮌헨은 올 시즌을 앞두고 ‘철기둥’ 김민재, ‘득점 기계’ 해리 케인을 영입하며 리그 12연패에 도전했으나 레버쿠젠의 돌풍에 휩쓸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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