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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같이 밥 먹어요”…리디 ‘식사가 필요해’

김정유 기자I 2021.07.03 06:00:00

리디 웹툰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
식사 기피 女, 요리 男의 이야기
식사를 매개로 한 로맨스 코미디물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그림=리디
리디 ‘식사가 필요해’

리디가 연재 중인 ‘식사가 필요해’는 2020년 ‘리디 웹툰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에 빛나는 작품이다. 일상 로맨스 코미디물로 다른 로맨스물과 큰 틀에서 많은 차이는 없지만 ‘음식’과 ‘식사’가 중요한 매개체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식사는 단순히 끼니를 때우는 것 이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를 깊게 만들어주는 일종의 도구로도 활용된다. 이 웹툰은 식사를 ‘의미없는 행위’라고 생각하는 여주인공과, 식사에 신념을 갖고 있는 남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서로의 빈틈을 채워준다.

여주인공은 20대 직장인 ‘임미아’다. 그녀의 취미는 평소 좋아하는 요리 유큐버 ‘다요리’의 영상을 보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식사가 귀찮아 간편하게 끼니를 때우는 미아가 다요리의 팬이 된 것은 그의 손 때문이다. 예쁜 손을 좋아하는 미아는 곱상한 손을 가진 다요리에게 빠진다. 그러던 미아는 우연히 다요리와 만나게 된다. 미아는 어느 날 옆집에서 화재가 나자 당시 인근에 토치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수상한 남자를 방화범으로 신고하게 되는데 이 사람이 바로 다요리였던 것. 경찰서에서 오해가 풀린 미아는 그가 다요리임을 알게 되고, 미안함에 자신의 집을 한달간 빌려주게 된다.

이때부터 미아와 다요리(운하)는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하지만 둘은 생활 방식이 너무 달랐다. 미아는 식사 자체를 너무 귀찮아 했지만 운하는 오히려 미아의 식사를 더 챙긴다. 식사가 익숙지 않은 미아는 점점 지쳐가고 둘 사이는 오해가 싹튼다. 하지만 둘의 오해는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성격이 밝은 운하는 어두운 운하를 조금씩 변화하게 만든다. 음침한 외모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하고 매번 오해만 샀던 그가 누군가와 친해지는 법을 알게 되고, 어두운 옷과 모자밖에 없었던 옷장도 한층 밝아진다.

‘식사가 필요해’는 전형적인 로맨스물에 음식과 식사를 곁들인 작품이다. 아직 연재 초창기여서 소심한 운하의 과거 얘기나, 미아가 식사를 싫어하게 된 배경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식사를 가운데에 두고 명확히 시각이 다른 2명의 주인공을 배치한 것이 특징적이다. 등장 인물들의 성격이 아직까지는 많이 입체적이진 않지만 방향성이 뚜렷, 주제를 잘 이끈다. 일반적으로 보통의 사람들은 ‘음식을 먹는 행위’를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주인공 미아가 식사를 싫어하는 특별한 배경이나 원인을 구체적으로 그려낸다면 더욱 이해와 몰입이 쉬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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