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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男구미호와 ‘깜짝 로맨스’…네이버웹툰 ‘간 떨어지는 동거’

김정유 기자I 2021.07.17 06:00:00

2017년 8월 연재 후 올 2월까지 6.5억뷰 달성
전통적인 女구미호 대신 男구미호로 ‘눈길’
로맨스+코믹 잘 살려, 드라마로도 방영 ‘화제’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그림=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 ‘간 떨어지는 동거’

구미호는 한국의 여러 전설을 통해 오랫동안 구전돼 왔던 존재다. 꼬리가 9개 달린 여우의 모습을 한 미지의 영물이다. 엄밀히 따지자면 구미호는 한국에서만 알려져 있는 존재가 아니다. 이미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의 신화나 전설에는 구미호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다. 보통 구미호는 여우가 여자로 변신하는 형태로 그려지며 사람을 홀리는 재주가 있다고 여겨진다. 때문에 구미호는 영화, 소설, 만화 등 여러 콘텐츠로 재탄생해 많은 사람들에게 소비돼 왔다.

네이버웹툰이 연재한 ‘간 떨어지는 동거’는 이 같은 구미호를 남성으로 표현해 눈길을 끈 웹툰이다. 전통적인 여성 중심의 구미호의 모습을 남성으로 표현, 여기에 인간 여성과의 로맨스를 곁들였다. 구미호와 연애? 참신한 상상이다. 이 웹툰은 2017년 8월 연재 이후부터 올해 2월 완결까지 매주 네이버웹툰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며 총 누적 조회 수 6억5000만 뷰를 달성한 인기작이다. 신선함과 더불어 로맨스물에 어울리는 특유의 감성 포인트를 잘 살렸다는 평이다.

웹툰의 배경은 캠퍼스다. 999세 수컷 구미호 ‘신우여’, 24세 여대생 ‘이담’이 주인공이다. 구미호 신우여는 인간이 되고자 지난 900년간 노력해왔다. 덕을 쌓고, 도를 닦아, 이치를 깨우쳐 꼬리가 9개를 넘기기 전에 인간의 정기로 구슬을 푸르게 물들이면 인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염원이 이뤄지기 직전, 우연한 사고로 인해 평범한 인간인 이담의 몸에 구슬이 들어가게 된다. 불행 중 다행은 인간의 몸으로는 여우구슬을 오래 품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에 신우여는 소중한 여우구슬을 지키기 위해 이담에게 동거를 제안한다.

이렇듯 우연히 동거를 시작하게 된 두 사람은 ‘닭 섭취 금지’, ‘닭띠 이성과 접촉 금지’ 등이 담긴 이상한 계약서를 건네며 서로 협조한다. 구미호와 인간의 로맨스도 재미 있지만 무엇보다 이담의 인간 친구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코믹성을 부여한 것도 신의 한수다. 자칫 판타지로만 흐를 수 있는 웹툰에 현실감과 코믹성을 추가하면서 밸런스를 맞춘 느낌이다. 실제 20~30대 청춘들이 쓰는 어투나, 일상 등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독자들에게도 호응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간 떨어지는 동거’는 현재 드라마로도 방영 중이다. MBC 드라마 ‘꼰대 인턴’으로 재기발랄한 연출력을 뽐낸 남성우 감독과 tvN 드라마 ‘김 비서가 왜 그럴까’를 집필한 백선우, 최보림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주연 배우로는 이혜리(이담), 장기용(신우여) 등 청춘 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방영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방영 이후에도 원작 웹툰의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는 평가다. 실제 드라마 1회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5.9%, 최고 6.6%, 전국 가구 기준 평균 5.3%, 최고 5.7%로, tvN 역대 수목극 시청률 4위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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