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들썩]“내 새끼, 잘 키우자”하더니…때려 죽인 ‘두 얼굴의 부모’

장구슬 기자I 2021.02.20 00:30:11

생후 2주 아들 살인 혐의 20대 부부, 살인죄 적용 檢 송치
범행 은폐 시도…SNS엔 아이 사진 올리고 애정 과시
지난해 첫 딸 학대 혐의로 경찰 조사받아
“끔찍한 범행, 엄벌해야”…국민적 공분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온라인 들썩]에서 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다양한 사연을 소개합니다.

생후 2주밖에 지나지 않은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부모가 범행을 은폐하려 시도한 정황까지 드러나 공분을 샀습니다. 이들은 의식을 잃은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는 대신 ‘멍 빨리 없애는 방법’을 검색하는 등 각종 은폐 시도를 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줬습니다.

또 이들 부부는 아들이 숨지기 5일 전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화목한 가족의 모습을 연출해 온 것으로 알려져 공분이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오전 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경찰서에서 생후 2주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부모가 말 없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생후 2주 아들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 부모…‘살인죄’ 적용

경찰은 전북 익산에서 생후 2주 된 아들을 숨지게 한 A(24·남)씨와 B(22·여)씨 부부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살인 △아동학대 중상해 △폭행 등 3가지 혐의를 적용해 지난 18일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당초 경찰은 이들을 아동 학대치사 혐의로만 조사했으나 폭행 강도와 수법 등으로 미뤄 범행 고의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경찰이 A씨 부부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범행 은폐 시도가 드러나 충격을 줬습니다.

A씨 부부는 C군이 숨지기 전에도 운다는 이유로 침대에 던지고 기저귀를 갈아 줄 때 소변을 봤다며 때리는 등 상습 학대했습니다.

이들의 학대로 C군이 호흡곤란 등 이상증세를 보였지만 병원에 데려가기는커녕 경기도 용인에서 발생한 이모의 ‘조카 물고문 사건’을 검색하거나 ‘멍 빨리 없애는 방법’, ‘장애아동 증세’ 등을 검색해 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후 C군의 상태가 심각해지자 지난 9일 “아이가 침대에서 자다가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119에 허위로 신고했고, 출동한 구급대원을 속이기 위해 아이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거짓 연기를 했습니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진 C군은 결국 숨졌습니다. 경찰은 아이의 얼굴 여러 곳에서 멍 자국 등 아동학대 흔적을 발견하고 A씨 부부의 신병을 확보했습니다.

아들 C군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20대 부모가 지난해 첫째 딸도 학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MBN 뉴스화면 캡처)


숨진 아이 상습 학대…지난해 첫 딸 폭행해 경찰 조사받기도

A씨 부부의 아동학대는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C군의 한 살배기 누나를 학대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A씨는 앞서 지난해 2월 8일 당시 생후 2개월 된 첫째 딸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당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폭행 이유에 대해 “(딸이) 시끄럽게 울어 잠을 잘 수가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폭행으로 아기의 코에서 피가 흐르는 데도 병원에 데려가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A씨는 지난해 7월 ‘증거 불충분’으로 법원서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사건 이후 딸은 부모와 분리돼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아이 상습 폭행 하면서…SNS엔 “내 새끼♥”

학대를 일삼은 부부가 SNS에는 꾸준히 자녀들 사진을 올리며 애정을 과시해온 것으로 드러나 공분은 더욱 커졌습니다.

지난 18일 엄마 B씨의 SNS에는 첫째 딸과 숨진 C군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습니다.

계정 배경 사진은 두 자녀의 모습이었으며, 본인 소개란에도 아이들의 이름을 쓰고 ‘내 새끼들♥’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는 C군의 출산 소식을 직접 알리며 “잘 키워보자”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C군이 숨지기 5일 전인 지난 4일엔 육아용품을 찍은 사진을 올린 뒤 “첫째 출산 때보다 두 배로 회복이 느리다. 눈물 난다. 잘 버티자”는 글을 남겼습니다. 또 C군의 이름을 언급하고 “매일 울고 속상해”라고 적었습니다.

SNS 활동을 하지 않은 A씨도 자신의 계정 프로필 사진은 C군의 모습으로 설정해뒀습니다.

지난 9일 의식을 잃은 C군이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는 모습. 당시 C군은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SBS 뉴스화면 캡처)


“아이 사망 책임, 서로 탓으로 미뤄”…공분 커져

A씨 부부의 끔찍한 범행에 국민들은 분노했습니다.

아이디 ‘symb***’를 사용하는 누리꾼은 “법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아동 학대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와중에 생후 2주 된 아이를 저 지경으로 학대할 수 있는지. 엄하게 다스려서 뼈저리게 반성하도록 해야 한다”는 댓글을 달아 많은 공감을 받았습니다.

아이디 ‘muln****’를 사용하는 누리꾼은 “내 딸이 생후 2주 정도 됐을 때 손만 닿아도 다칠까 봐 어깨와 팔에 쥐가 날 정도로 조심히 안아줬던 기억이 난다”며 “이들은 이미 사람이길 포기한 것 같다. 교도소에서 제공되는 밥도 아깝다”며 분노했습니다.

외에도 누리꾼들은 “가여운 아이의 한을 풀기 위해서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 “제발 다시는 끔찍한 아동 학대 기사를 보지 않게 해 달라” 등의 반응을 보이며 A씨 부부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한편 A씨 부부는 숨진 아이에 대한 미안함이나 반성은커녕 형량을 줄이기 위해 C군의 사망 책임을 서로의 탓으로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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