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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단비 '럭키 7의 핵존감', '슈퍼스타K'는 늘 기적이었다

강민정 기자I 2015.10.30 07:43:23
‘슈퍼스타K7’ 천단비.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존박과 허각, 로이킴과 정준영의 대결이 그랬듯 자밀 킴과 케빈 오의 존재감도 그랬다. 비슷한 느낌, 전혀 다른 스타일로 무대를 꾸미는 강력한 라이벌은 경쟁 그 이상의 레이스로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K7’의 자밀 킴과 케빈 오도 이미 경쟁이란 의미가 무색한 하모니로 톱5까지 동행했다.

참가자 외엔 새로움을 내세우기 힘든 ‘슈퍼스타K’ 입장에서 두 사람은 필수 조건과 같은 참가자였다. 없으면 안 되는 존재지만 있어도 늘 봐온 그림처럼 받아들여졌다. 두 사람이 놀라운 실력, 뒤쳐지지 않는 비주얼에 진심이 담긴 사연까지 갖춘 참가자임에도 이번 시즌의 큰 재미를 끌어내기 부족한 이유였다.

‘슈퍼스타K7’이 그 반전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30일 생방송에서 ‘핵’과 같은 존재감으로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한 천단비가 주인공이다. ‘슈퍼스타K7’은 시작 전부터 여자 참가자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상황. 심사위원 백지영은 제작발표회 당시 처음으로 여자 우승자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을만큼 실력자가 많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베일을 벗은 ‘슈퍼스타K7’은 ‘이대로 뽑아도 톱10이 차고 넘친다’는 반응을 얻었을만큼 실제로 여자 참가자의 두드러진 모습을 보여줘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막상 톱10을 뽑고 보니, 여자 참가자의 비중은 적었다. 김민서와 클라라 홍, 박수진이 전부였다. 체력적인 문제로 힘든 심정을 털어놔 톱10 합류를 포기한 박수진은 더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누군가의 아쉬움은 또 다른 누군가의 기회로 돌아갔다. 코러스가 아닌 독창의 무대에 서게 된 천단비가 주인공이었다.

천단비.
지난 방송에서 백지영은 천단비의 무대를 두고 “의미 없는 질문이지만”이라며 “드라마, 쓸 수 있을까?”라며 웃었다. 예선 당시 박수진을 두고 “우리 우승하자!”라는 격한 감동을 쏟았던 백지영이 그의 빈자리를 체운 천단비에게 다시 ‘여자 참가자 우승’이라는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엿본 셈이다.

천단비는 실력으로는 자타가 공인하는 참가자다. 성시경, 이선희, 백지영, 이승철, 김범수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과 공연을 했다. 실제로 이날 방송에서 이선희의 노래를 부른 천단비를 위해 이선희가 직접 무대를 지켜보며 응원을 건네기도 했다. “힘이 돼주고 싶어 왔는데 오히려 나 때문에 긴장했을까봐 미안한 마음이 든다”던 이선희는 “단비는 늘 내가 공연하며 힘들 때마다 뒤에서 목소리로, 기운으로 나에게 에너지를 주던 고마운 친구”라고 회상했다. 성시경은 “늘 연말 공연마다 함께 했었는데 올해도 과연 함께 일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며 “아마 못 하지 않을까 싶다”는 아프지만 행복한 미래를 내다보기도 했다.

‘슈퍼스타K7’은 늘 드라마였다. 지금은 종횡무진 스타가 된 서인국이 가수의 꿈을 간절히 바라던 곳도 ‘슈퍼스타K’였다. 환풍기 수리공이었던 허각이 독보적인 음색의 솔로 가수로 성공을 거두게 된 발판도 ‘슈퍼스타K’였다. 대중에게 즐거움을 주는 엔터테이너로 인정 받은 울랄라세션, 발표하는 곡마다 ‘메가히트’를 친 버스커버스커가 처음 팬들 앞에 선 무대도 ‘슈퍼스타K’였다. 로이킴, 에디킴, 정준영 등 전방위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의 시작도 ‘슈퍼스타K’였다. 이후 반복되는 시리즈와 비등비등한 참가자들의 출연으로 대중의 피로도가 높아진 게 사실이지만 시즌7에 이르러 ‘슈퍼스타K’는 새로운 드라마를 기대하게 만드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늘 기적이었던 ‘슈퍼스타K’. 시즌7의 ‘핵존감’으로 떠오른 천단비가 그 새로운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재미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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