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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리 "서울예술단만의 독창적 예술 실험 더 늘릴 것"

윤종성 기자I 2021.11.25 05:30:01

[인터뷰]이유리 서울예술단 이사장
다윈영의 악의기원· 나빌레라 등
라이선스화 해서 민간에 내보내
창작 인큐베이팅 역할 계속할 것
장르 아우르는 총체극 형태 실험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서울예술단은 민간 제작사들이 섣불리 개발하기 어려운 새로운 예술적 실험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민간부문의 공연 생태계가 활성화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겁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유리 서울예술단 이사장이 최근 취임 100일을 즈음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유리 서울예술단 이사장은 최근 취임 100일을 즈음해 예술의전당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민간과 경쟁하는 상업 뮤지컬 개발보다는, 모든 장르를 허물고 아우르는 총체극 형태의 실험적인 공연을 활발하게 추진하는데 역점을 둘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흥행을 목표로 하는 공연 비즈니스는 민간의 몫”이라며 “우리는 전통 기반의 소재, 양식 등을 꾸준히 개발하고, 열악한 환경의 민간 제작사들이 못 하는 예술적 실험을 끊임없이 시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뮤지컬 ‘다윈영의 악의기원’, ‘나빌레라’ 등 대중성과 작품성이 검증된 창작뮤지컬을 라이선스화 해서 민간에 내보내기로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이사장은 “좋은 레퍼토리를 보유만 하고 있는 것보다, 나누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일종의 ‘창작 인큐베이팅 사업’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고로 제작한 작품들인 만큼 국민들의 문화 향유 측면에서도 풀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지속적으로 무대에 올릴 레퍼토리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상당수 민간 제작사들이 그의 얘기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이 이사장은 “뮤지컬협회를 통해 올해 안에 공모를 진행해 제작사를 선정하고 라이선스 이전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다른 작품의 추가 라이선스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현재로썬 두 작품만 생각한다”면서도 “경쟁력을 확보한 작품은 민간에 계속 내보낼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유리 서울예술단 이사장이 최근 취임 100일을 즈음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공연사업 △생태계 활성화사업 △사회공헌사업을 세 가지 축으로 삼아 서울예술단을 이끌어갈 생각이다. 창작뮤지컬의 인큐베이팅사업은 메타버스 내 K-뮤지컬 월드 구축, 웹뮤지컬 공모전 등과 함께 그가 구상하는 공연 생태계 활성화 사업의 핵심이다.

공연사업 측면에서는 ‘피지컬 씨어터’ 개발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피지컬 씨어터’는 댄스, 마임 등 신체적인 움직임을 통해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공연을 일컫는다. 이 이사장은 “서울예술단은 정상급 무용단원들을 보유하고 있는 단체”라며 “게다가 우리 무용단원들은 연기와 노래도 능해 피지컬 씨어터 제작에 최적이다”고 강조했다. ‘슬립 노모어’, ‘태양의 서커스’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그는 내년 가을 피지컬 씨어터 신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외에 ‘잃어버린 얼굴’, ‘금란방’이 내년 라인업에 포함됐다. ‘이른 봄 늦은 겨울’과 ‘굿 세워라 금순아’는 1년간 지역을 돌며 순회 공연한다.

사회공헌 측면에서는 예술의전당, 서초문화재단과 함께 ‘액티브 시니어 뮤지컬단’을 추진할 예정이다. 연륜 있는 서울예술단 단원들이 일반인 대상으로 연기, 노래, 춤 등을 가르치고, 무대에 올리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 이사장은 “모든 사업은 서울예술단이 국공립 예술단체로서 정체성을 정립하고 위상을 강화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8~2000년 서울예술단에서 프로듀서로 활약하며 ‘바리’, ‘태풍’ 등을 작업했던 이 이사장은 약 20년 만에 이사장으로 ‘금의환향’하며 서울예술단과 두 번째 연을 이어가고 있다. 조직 생리를 잘 알고 , 뮤지컬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 이사장은 조직 안정화, 정체성 재정립 등 서울예술단의 난제를 해결할 적임자라는 것이 문화체육관광부의 판단이다. 주어진 미션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이 이사장은 조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예술감독제 폐지 등 숙제들을 하나씩 풀어가려 한다.

인터뷰 말미, 이 이사장은 취임후 직원들과 했던 세 가지 약속을 언급했다. △단원들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 활성화 △서울예술단 특성에 맞는 공연 정체성을 찾아 레퍼토리화 △국립 명칭의 현실화였다. 이 이사장은 “지금은 세 가지 약속을 구체적· 전략적으로 실행해가는 과정”이라며 “3년 임기 안에 서울예술단 식구들이 성취감, 행복감, 희열을 느끼고, 신나서 도전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유리 서울예술단 이사장이 최근 취임 100일을 즈음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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