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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사흘째 랠리..`유로존 정책효과`(종합)

이정훈 기자I 2011.10.07 05:26:54

3대지수 일제히 1%대 중반 상승률
고용지표 개선 기대도..은행-소재주 강세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사흘 연속으로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조치와 유로존 은행들에 대한 자본확충 공조, 주후반 미국 고용지표 개선 기대감 등이 한데 어우러졌다.

6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83.38포인트, 1.68% 상승한 1만1123.33으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일대비 20.94포인트, 1.83% 높은 1164.97을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도 46.31포인트, 1.88% 오른 2506.82를 각각 기록했다.

일단 개장전에 나온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가 6000건 늘어난 40만1000건으로, 시장 예상치인 41만건을 밑돌면서 긍정적 시그널을 줬다. ADP 민간고용 호전으로 이미 높아진 9월 고용보고서 기대감이 더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영란은행이 2년만에 채권 직매입을 확대하는 부양조치를 내놓은데 이어 ECB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400억유로에 이르는 커버드본드 직매입과 12, 13개월 장기대출 재도입 등 비전통적 부양카드를 한꺼번에 빼들었다.

또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위원장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일제히 유로존 은행 자본 확충을 서둘러야 하며 각국이 이에 공조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같은 재료들에 힘입어 전날 등락이 엇갈렸던 은행주가 다시 힘을 냈고 소재주도 강세를 보였다.

은행주 가운데 뱅크오브아메리카가 8.84%나 치솟았고 씨티그룹과 모간스탠리도 각각 5%, 4%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전날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의 타개 소식으로 `잡스 이후`에 대한 우려를 낳았던 애플은 장중 등락을 거듭하다 결국 0.23% 하락하는데 그쳤다.

반면 엑슨모빌은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투자의견이 `비중축소`로 강등되면서도 0.08% 하락하는 선전을 보였다. 이 덕에 시가총액에서 애플을 다시 앞질러 시총 1위로 복귀했다. 쉐브론도 0.05% 하락했다.

지난 `백투스쿨` 시즌으로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타겟이 4.32% 상승했고, 리미티드브랜즈, 더버클 등 소매업체들이 각각 0.77%, 4.8% 상승했다.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한 콘스텔레이션브랜즈도 8.97% 급등했다.

◇ "美은행, 입증 안된 60일미만 단기 자기매매 금지"

미국 투자은행들과 미국에서 영업하는 외국계 은행들은 앞으로 거래목적이 입증되지 않은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에 대한 60일 이내 단기 자기매매(프랍 트레이딩)가 금지될 전망이다.

이날 블룸버그는 오는 11일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이사회에서 발표할 예정인 소위 `볼커룰` 초안을 입수, 이같이 보도했다.

이 초안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금융거래의 특성상 어떤 목적으로 포지션을 취했는지, 또 그 거래가 단기적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규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적시하면서도 앞으로 대형 투자은행들에게 금지되는 자기매매를 `투자은행이 그 거래목적을 입증하지 못한, 거래기간이 60일 이내인 단기거래 포지션`으로 규정했다.

다만 단기거래일지라도 `크레딧(기업신용)과 금리, 여타 특정한 리스크를 헷지하기 위한 트레이드`가 입증된다면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여러 곳의 트레이딩 데스크를 아울러 특정 포지션이나 리스크 포트폴리오를 헤지하는 거래`도 면제 대상이 된다. 물론 헷지거래는 해당 자산의 리스크와 합리적인 상관관계를 가져야 한다.

◇ 메르켈-바호주, 은행 자본확충 촉구

앙겔라 메르켈(사진) 독일 총리가 유로존 은행들의 자본 확충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위원장의 자본 확충 공조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메르켈 독일 총리는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로존은 역내 은행들이 더 큰 경제적 피해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해 더이상 자본 확충을 망설여선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조치를 위한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이를 위해 유로존 지도자들이 나서 진지하게 전문가들의 자문을 요청해야 한다"고도 했다. 다만 "자본 확충 필요가 있는 은행들은 우선 시장에 나서 유동성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고 나서 각국 정부에게 지원을 요청해야 하며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사용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 돼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바호주 위원장도 "유럽위원회는 유로존 국가들에게 은행들이 가지고 있는 부실자산을 해소하기 위해 은행들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이에 대해 각 국가들이 공조해 계획을 세우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 美 30년만기 모기지금리 3%대로 `사상최저`

미국의 30년만기 모기지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4% 아래로 내려갔다.

이날 미국의 국책 모기지기관인 프레디맥은 지난주 30년만기 모기지 금리가 전주 4.01%에서 더 내려가 평균 3.9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금리는 30년만기 상품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지난 1971년 첫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프레딕 맥의 프랭크 노태프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리세션 우려가 커지면서 10년만기 미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내려갔고, 이에 연동되는 30년만기 모기지 금리도 따라 내려가 사상 처음으로 3%대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1년전 30년만기 모기지 평균금리는 4.27% 수준이었다.

이처럼 모기지 금리가 내려가고 있지만, 차입자들은 여전히 모기지를 활발하게 신청하지 않고 있다. 신규 주택구입을 위한 모기지는 경기 불안과 향후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 때문에, 리파이낸싱의 경우 자산의 질이나 지분보유가 대출기준에 미달되기 때문에 지지부진한 상태다.

◇ ECB, `커버드본드 매입-장기대출` 재도입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유로존내 신용 경색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커버드본드 직매입과 장기대출 도입이라는 두 가지 비전통적 부양조치를 동시에 꺼내 들었다.

이날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금융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5%로 동결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조치들을 발표했다.

트리셰 총재는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에서 동시에 11월부터 총 400억유로 규모로 커버드본드를 직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내년 10월에 모두 완료될 예정이다.

또 유동성 공급 확대를 위해 두 개의 장기대출을 도입할 것"이라며 "하나는 10월중 12개월 장기대출을 도입하는 것이고 12월에는 13개월짜리를 도입할 것이며 이들은 고정금리로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회의에서 찬반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만장일치로 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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