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시아버지 소름 돋는 행동…성추행일까요[양친소]

최훈길 기자I 2024.03.17 08:47:45

[양소영 변호사의 친절한 상담소]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강효원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4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출연


신혼 초, 남편의 유학 준비 때문에 시댁에서 1년간 살게 됐습니다. 집이 넓어 시부모님과 생활공간이 어느 정도 분리돼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자꾸 시아버님은 남편이 없을 때 방에 들어와 “불편한 것은 없냐”고 물어보시며 말을 거셨습니다.

처음에는 감사하게 생각했지만 점점 이상했어요. 한 번은 시아버님이 “시부모랑 사느라 고생이 많다”며 포옹을 하시는데 너무 불쾌했죠.

그러다 남편을 따라 해외에 4년간 살고 그사이 아이를 낳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시부모님은 아이 양육을 도와주시겠다며 같은 아파트의 아래층으로 집을 구해주셨고요.

시아버지님은 아무도 없는 시간에만 우리 집에 와서 손자를 잠깐 보고는 “애 보느라 고생이 많다”고 제 등을 쓰다듬고 어깨를 주물렀습니다. 한 번은 제가 모유 수유를 하는데 시아버님이 갑자기 방문을 열었습니다. “나가달라”고 했는데, 저를 몇 초간 응시하고서야 서둘러 방을 나가는 일도 있었습니다.

또 시아버님은 “아이가 깰 때 봐주겠다”며 부부 침실에 들어와 침대에 누워서 저보고 “옆에 앉으라”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소름이 끼쳐 아기를 데리고 나온 일도 있습니다.

남편한테 얘기하기 조심스러워 말을 못하다가 최근에 말을 꺼냈는데요. 처음엔 아버지 편을 들다가 홈캠에 찍힌 사진을 보여주자 아무말도 못하더군요.

하지만 시어머니님이 나서서 “시아버지가 집도 사줬는데 시아버지를 변태 취급한다”면서 “그럴 거면 아이를 두고 집에서 나가라”고 합니다.

결혼 6년 차인 지금, 저는 너무 억울하고 이 결혼 생활에 자신이 없습니다. 시부모에 대한 위자료를 받고 아이도 제가 키우고 싶은데, 제가 직업도 없고 도움받을 친정도 없어 걱정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혼 초부터 시작된 시아버지의 행동들, 성추행으로 볼 수 있을까요?

△등을 쓰다듬고, 어깨를 주무르는 행위도 상대방이 성적수치심을 느낀다면 강제추행에 해당합니다. 대법원은 “여성에 대한 추행에 있어 신체 부위에 따라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고 피해자의 의사에 명백히 반해 어깨를 주물러 소름이 끼치도록 혐오감을 느끼게 하였다면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했습니다.

또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라면 대소강약 및 접촉 여부와 무관하게 기습추행에서의 폭행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

시아버지가 며느리에게 한 행동은 포옹하기, 가슴을 노출하고 모유 수유하는 장면을 쳐다보기 등 다양한데 며느리가 혐오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행동이므로 성폭력처벌법상 강제추행에 해당합니다. 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의 경우 성폭력처벌특례법에서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해 가중처벌하고 있습니다.

-남편의 반응도 실망스러운데, 시어머니의 반응은 충격적입니다.

△홈캠이 아니었으면 남편도 사연자의 말을 믿지 않았을 텐데요. 홈캠에 사실관계가 녹화됐는데도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나가라고 하시는 건 이혼 사유인 직계존속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에 해당합니다.

-시부모를 상대로도 위자료를 받을 수 있을까요?


△가능합니다. 먼저 시아버지부터 형사고소를 하고 수사기관의 판단을 받아 놓으면 이혼, 위자료 소송에 있어 더 수월하게 위자료를 인정받으실 수 있습니다. 시아버지의 성추행과 시어머니의 파탄을 부추기는 행동은 민법 제840조 제3호 ‘배우자 또는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에 해당합니다.

-사연자가 주 양육자로 보이는데 직업이 없고 주변에 도움을 받을만한 곳이 없다고 합니다. 양육권은 어떻게 될까요?

△아이와 애착 관계가 잘 형성돼 있다면 주양육자인 사연자가 양육자로 지정될 것입니다. 법원은 양육권을 결정하는 요소로 현재 누가 자녀를 양육하는지, 자녀 양육 의사가 있는지, 자녀가 누구와 살고 싶어하는지, 이혼 후의 양육환경과 경제적 능력 등을 고려합니다. 그러나 경제적 능력이 없어서 이혼 후 양육환경이 좋지 않다하더라도 자녀가 누구와 있을 때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혼 시 재산분할은 어떻게 될까요?

△시부모님이 마련해 준 아파트가 있는 걸로 보이는데요. 혼인 기간이 6년 정도이고, 어린 자녀가 있다면, 기여도가 50%는 안 되더라도 부양적 측면까지 고려해 집에 대해서 30~40% 정도의 재산분할은 인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TV양소영’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