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징크스'에 또 발목 잡힌 케인 "승부차기 패배, 최악의 느낌"

이석무 기자I 2021.07.12 08:54:16
잉글랜드 공격수 해리 케인이 유로2020 결승전에서 이탈리아에게 승부차기 끝에 패한 뒤 관중들에게 박수를 치며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잉글랜드 대표팀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토트넘)이 또다시 준우승 징크스에 발목을 잡혔다.

잉글랜드는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결승에서 이탈리아와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승부차기에서 2-3으로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잉글랜드는 자국 역사상 처음으로 유로 우승을 이룰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전반 2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면서 승리를 눈앞에 둔 듯 보였다. 하지만 끝내 ‘승부차기神’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첫 결승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케인은 이번 대회에서 4골을 터뜨리며 잉글랜드를 결승까지 올린 일등 공신이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선 침묵했지만 16강과 8강, 4강전에서 연속골을 터뜨리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특히 체코와의 8강전에선 멀티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케인은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최전방 스트라이커로서 공격을 주도했다. 전후반 90분에 연장전까지 풀타임을 소화했고 승부차기에서도 1번 키커로 나서 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마커스 래시포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제이든 산초(도르트문트), 부카요 사카(아스널)이 잇따라 승부차기를 실축하면서 끝내 무릎을 꿇고 말았다.

케인에게는 이번이 벌써 4번째 준우승이다.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리버풀에 0-2로 패한데 이어 2020~21시즌 카라바오컵 결승에서도 맨체스터 시티에 0-1로 졌다. 2014-15시즌 카라바오컵 결승에서도 첼시에 0-2로 덜미를 잡혔다.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고배를 드는 가운데 대표팀에서 조차 준우승 징크스에 발목을 잡혔다.

케인은 경기가 끝난 뒤 눈물을 흘리는 동료들을 위로하고, 실망한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고마움을 전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결코 밝지 못했다.

케인은 경기 후 BBC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했고 환상적인 토너먼트였다”며 “우리가 이룬 결과가 자랑스럽고 고개를 들어야 한다”고 스스로 격려했다. 그러면서도 “승부차기로 지는 것은 가장 최악의 느낌이다”며 “지금은 아프고 당분간 계속 아플 것 같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