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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시장 살아나나…조용히 오른 ‘사람인HR’

조용석 기자I 2021.04.02 02:10:00

지지부진했던 사람인HR 주가…최근 두 달 33%↑
4Q부터 실적 반등…1Q 채용공고 등록수 ‘역대 최고’
“더 채용 지연하기 어려워…수시채용 일반화도 호재”
잡코리아 매각 계기 가치 부각…“밸류에이션 갭 과도”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코로나19’로 잔뜩 경색됐던 채용시장이 글로벌 경기 부양 기대감과 함께 회복세를 보이자 국내 대표 취업 플랫폼 사람인에이치알(143240)(HR)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경쟁기업인 잡코리아가 9000억원 가치를 인정받은 점을 고려할 때 사람인HR의 가치가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도 나온다.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최근 두 달(2월1일~4월1일) 사람인HR의 주가는 33.27% 상승했다. 전날인 지난달 31일에는 3만5200원까지 상승, 52주 최고가를 다시 썼다. 같은 기간 코스닥 상승률(3.99%)과 비교해 8배를 상회하는 수익률이다.

국내 주식시장이 급격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던 지난 1월까지 지지부진했던 사람인HR의 주가가 2월부터 반등한 것은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채용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리딩투자증권에 따르면 사람인HR의 채용공고 등록수는 올해 1분기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의 채용공고 등록부터 인적성, 최종면접까지 채용 전과정을 서비스하는 HR 컨설팅 부문의 1분기 누계 수주액은 지난해 연간 수주액의 50%를 넘어섰다.

신지훈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았음에도 채용공고 등록수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기업들이 더 이상 채용을 지연할 수 없는 임계치에 도달했기 때문”이라며 “대기업이 공채를 없애고 직무별, 조직별 수시채용으로 채용 형태를 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채용 공고 등록수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실적은 지난해 4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익이 전년 대비 47.8% 감소한 46억원까지 감소했던 사람인HR은 같은 해 3분기 전년 대비 감소폭을 11% 수준으로 줄인데 이어 4분기에는 72억원으로 오히려 전년 대비 38.2% 증가한 영업익을 냈다.

증권가에서는 사람인HR인 올해 코로나 사태가 없던 2019년과 대비로도 더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 회사의 영업이 276억원으로 2019년(273억원)보다 소폭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고, 리딩투자증권은 340억원으로 2019년 대비 23.19%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회사의 매칭 플랫폼 비즈니스는 경기 상황과 밀접하고 연동돼 있다”며 “올해 코로나19 보급으로 금리 상승 등 글로벌 경기회복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사람인HR과 같은 매칭 플랫폼 기업의 가치가 부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동일한 비즈니스를 하는 잡코리아가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약 9000억원에 매각된 것도 주목하고 있다. 잡코리아의 매출이 정규직 취업 플랫폼 및 알바몬에서 절반씩 발생하는 점을 볼 때 잡코리아의 매각가 절반이 곧 사람인HR의 가치가 될 수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사람인HR의 가치가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이다.

리딩투자증권은 “2019년 기준 잡코리아의 순수 취업 플랫폼 매출액은 약 525억원,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240억원이고, 같은 해 사람인HR의 취업 플랫폼 매출액은 560억원, EBITDA는 약 290억원”이라며 “즉 2019년 기준 잡코리아 취업플랫폼 매각 가치는 EV/EBITDA(기업가치 대비 상각전 영업이익) 18.8배 수준이나 사람인HR은 10.6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차이가 과도하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역시 “이번 잡코리아의 딜은 사람의HR 취업플랫폼 기업가치 재평가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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