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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최초 방송 파행 면한 SBS…노사 잠정합의로 파업 보류 [종합]

김보영 기자I 2021.12.06 08:52:54

"잠정합의안, 절차상 당장 내용 공개는 어려워"
SBS "축소될 뻔한 뉴스 프로그램들, 예정대로 송출"

(사진=전국언론노조 SBS 본부)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경영진 임명동의제의 지속 여부를 둔 이견을 빚다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돌입하려던 SBS 노조가 개시 직전 사측과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진행하기로 한 1차 파업이 잠정 보류되면서 우려했던 뉴스 축소 등 일부 방송 파행을 면할 수 있게 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는 6일 0시 7분 노사 양측이 잠정합의안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다만 최종 합의는 쟁의대책위원회와 임시 대위원 대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12일까지 일주일간 보도 부문에서 부분적으로 진행키로 한 1차 파업은 보류됐다.

정형택 SBS 노조 본부장은 6일 이데일리에 “절차상 대의원 대회를 거쳐 조합원의 뜻이 확인돼야 잠정 합의안 내용을 공개할 수 있다”며 “당장은 잠정 합의안 내용이나 노사가 합의한 구체적 과정에 대한 설명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합의안을 서명했으니 파업은 보류다. 아침 뉴스도 이에 따라 정상적으로 편성돼 송출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SBS 관계자는 “노사가 잠정합의안에 서명한 게 맞다”며 “노조가 파업 보류를 결정함에 따라 기존에 축소 편성 예정이던 뉴스 프로그램들은 차질없이 기존대로 편성해 송출할 예정”이라며 “새벽에 이뤄진 서명이라 구체적으로 표명할 사측 입장을 아직 준비하지 않았다. 입장이 마련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6일 0시부터 오는 12일까지 일주일간 파업에 들어간다며, 보도 본부를 중심으로 한 뉴스 제작 관련 조합원들이 모든 업무를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당장 6일부터 방송될 일부 뉴스 프로그램들이 단축 편성될 상황이었다. 당시 SBS 관계자는 “‘SBS 8 뉴스’가 기존 70분에서 40분으로 축소되고, ‘모닝와이드’ 1부, ‘10 뉴스’ ‘12 뉴스’, ‘뉴스 브리핑’, ‘나이트라인’ 등 보도 프로그램들이 전부 드라마 및 예능 프로그램 재방송으로 대체될 예정”이라고 전한 바 있다.

앞서 SBS 노조는 지난달 29일 조합원 투표 결과 파업안을 가결했다. SBS 전체재직자 1024명 중 936명(91.4%)이 투표에 참여한 결과, 찬성 811표(86.6%), 반대 125표(13.4%)의 압도적 수치로 파업이 가결됐다.

SBS 노사는 최근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세 차례의 본교섭을 가졌으나 ‘경영진 임명동의제 폐지’ 등 조항에서 이견을 보여 갈등을 겪었다. 노조는 사장 임명동의제를 폐지하는 대신 사장 중간 평가제를 도입하고 본부장 임명동의제에 더해 국장급 임명동의제 시행, 노조 추천 사외이사제 도입 등을 사측에 요구했지만 사측은 이를 거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SBS 당시 노조의 파업 돌입 계획과 관련해 철저히 법대로 처리하는 등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SBS 측은 “회사의 공정방송 의지를 재확인하고 노조 추천 사외이사제를 재도입하는 안을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파업의 조건에도 해당하지 않는 사안으로 파업을 감행해 직원들이 피땀 흘려 이룩한 경쟁력 1등이란 금자탑을 무너뜨리고 회사의 경영지수를 악화시킨다면 그 책임은 법과 노사합의를 준수해온 회사가 아닌, 노사합의를 파괴하고 투쟁을 부추기는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과 현 노조 집행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파업에 돌입한다면 임금 및 복지제도 등 기본적인 근로조건을 제외한 모든 단협 조항 적용을 전면 중단할 것이라고도 예고했다. SBS 측은 “노조 집행부가 회사의 합리적 양보안마저 거부하고 월요일(6일)부터 파업을 실행하는 불행한 상황이 온다면 SBS는 모든 사안에 대해 철저히 법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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