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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의 항변③]‘태양의 후예’, 지상파의 자존심

김윤지 기자I 2016.03.18 07:00:00
‘태양의 후예’ 포스터(사진=KBS)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드라마 시장 전쟁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상파 3사의 싸움에 케이블채널과 종합편성채널이 끼어들면서부터다. 최근에는 케이블채널 tvN에 ‘믿고 보는’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그럼에도 지상파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작품들을 살펴봤다.

◇‘태양의 후예’,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

KBS2 수목미니시리즈 ‘태양의 후예’(연출 이응복·극본 김은희)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방송된 1회 시청률은 14.3%(이하 닐슨코리아 집계 전국기준)로, 2회는 15.5%, 3회는 23.4%, 4회는 24.1%, 5회는 27.4%, 6회는 28.5%, 7회는 28.3%를 기록했다. 재방송 시청률이 10%를 넘을 만큼 열기가 뜨겁다. 주중 드라마 중 시청률 30%를 넘어선 마지막 작품은 지난 2012년 방송된 MBC ‘해를 품은 달’이다. 8회 만에 30% 시청률을 돌파해 자체 최고 시청률 42.2%를 기록했다.

화제성은 시청률을 압도한다. 극중 군인인 시진(송중기)은 절도 있는 ‘다.나.까’ 말투를 사용한다. 로맨틱한 김은숙 작가의 대사가 녹아들면서 달콤한 속삭임이 됐다. “~이지 말입니까”는 상반기 유행어로 등극했다. 대륙에서도 ‘태양의 후예’를 주목하고 있다. 중국 엔터테인먼트 데이터 및 마케팅 전문 기관 브이링크에이지에 따르면 주연배우 송중기는 최근 조사에서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했다.

◇‘결혼계약’, 주말극에 대한 편견은 안녕

“이 시간대에 할 수 있는 드라마이면서 이 시간대에 보지 못했던 드라마.” 김진민PD는 MBC 주말미니시리즈 ‘결혼계약’(극본 정유경) 제작발표회에서 이처럼 연출의 변을 밝혔다. 베일을 벗은 ‘결혼계약’은 그의 말 그대로다.

설정만 놓고 보면 ‘막장극’에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다. 까칠한 재벌2세 한지훈(이서진 분)은 어머니의 장기이식을 위해 결혼을 서두른다. 죽은 남편이 남긴 빚에 쫓기던 강혜수(유이 분)는 자신의 시한부 인생을 숨긴 채, 금전적인 보상을 조건으로 한지훈에게 결혼을 제안한다. 뻔한 전개가 예상되지만, 세련된 연출과 빠른 전개가 흥미를 자극한다. 입소문에 힘입어 시청률이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된 4화에서는 강혜수와 딸 은성(신린아 분)을 쫓아 놀이동산을 찾은 한지훈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놀이동산을 거니는 세 사람이 아름답게 담겼다. 기린에 풀을 주는 한지훈의 모습이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속 이서진을 연상시키며 웃음을 자아냈다.

◇‘퐁당퐁당 러브’, 지상파라 가능한 퀄리티

MBC는 지난해 12월 단막극 ‘퐁당퐁당 러브’(연출·극본 김지현)를 선보였다. 웹드라마로 일부 분량을 선공개하고, 전체 내용을 포함한 단막극으로 전파를 타는 식이었다. 지상파 3사 중 웹드라마 후발주자에 속하는 MBC지만, 이 작품으로 단박에 위상이 올라갔다. 무엇보다 뛰어난 작품의 질이 각광 받았다. 웹드라마 특유의 재치 넘치는 연출 기법이 눈길을 끌었다. 지상파가 간헐적으로나마 실험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는 예이기도 했다.

반응도 긍정적이다. 일요일 심야 시간대 편성돼 2~3%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공개 3개월 만에 조회수 1,000만 건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MBC 드라마국은 ‘퐁당퐁당 러브’를 선례로 삼아 20,30대 PD를 중심으로 짧은 호흡, 젊은 감각의 드라마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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