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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 핸드볼 대표팀, 해발 3454m 빙하 위 특별한 경기

이석무 기자I 2019.07.28 10:49:21
한국 남자 핸드볼 대표팀이 스위스 융프라우 3454m 빙하 위 특설 경기장에서 스위스 프로팀과 이벤트 경기를 치르고 있다. 사진=대한핸드볼협회
스위스 빙하 위에서 이벤트 경기를 치른 한국 남자 핸드볼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핸드볼협회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남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이 스위스의 해발 3454m 빙하 위에서 이색적인 이벤트 경기를 치렀다.

조영신 감독이 이끄는 남자대표팀은 지난 21일부터 2주간 이어지는 유럽 전지훈련 중 지난 26일(현지시간) 스위스 융프라우 철도 회사가 주최하는 스위스 BSV 베른 프로 팀과의 이벤트 경기에 참가했다.

특히 이 경기는 특별한 경기장에서 열려 화제가 됐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인 해발 3454m 융프라우요흐의 두께가 1km에 달하는 알레치 빙하 위에 임시 경기장이 설치됐다. 융프라우 여행객들이 눈썰매, 집와이어, 스노보드 등을 즐길 수 있는 ‘스노펀(Snow Fun)’ 구역에 위치해 많은 사람들이 이색적인 핸드볼 경기를 직접 볼 수 있었다.

영하의 추위에 백두산 보다 700m 이상 더 높은 실외 경기장 임을 감안해 이벤트 경기는 전 후반 각각 10분 경기, 10분 휴식으로 진행됐다. 오전 11시 경기 시작 시간과 융프라우 특설경기장까지 이동 시간을 고려해 아침 7시 호텔을 출발한 선수단은 융프라우 철도를 1시간 이상 타고 해발 3454m 융프라우요흐 역에 도착했다.

고지대 경기가 처음인 대부분의 선수들은 경기 초반 심한 두통을 호소했다. 빠르게 걷기도 어려울 정도로 힘들어 했다. 하지만 이내 적응을 한 선수들은 많은 관광객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기장에서 평생 잊지 못할 경기 경험을 했다.

이번 이벤트 경기에는 스위스 핸드볼대표팀 최고 스타 선수인 앤디 슈미트도 참가했다. 슈미트는 스위스가 자랑하는 핸드볼 스타다. 스위스 대표팀은 슈미트의 활약에 힘입어 2006년 이후 처음 유럽핸드볼선수권대회에 진출했다.

고지대에서 벌어진 이벤트 경기라 승패는 의미가 없었다. 전·후반 10분씩 벌어진 경기는 11-11 무승부였다. 이어 열린 7m 던지기에서 한국이 5-4로 승리했다.

한국 대표팀 이현식은 “고지대라 두통이 굉장히 심어서 힘들었지만 색다른 경기장에서의 경험으로 즐거웠고 너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융프라우 철도 회사는 그동안 세계적인 스포츠 선수들을 초청해 이색적인 빙하 위 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해 왔다. 2014년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인 로저 페더러와 ‘스키 여왕’ 린지 본의 테니스 경기, 2016년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토니 파커팀대 스위스 농구대표팀의 대결, 2018년 세계적인 골프 선수 로리 맥길로이의 빙하 위 골프 대결을 펼친 바 있다.

이번 경기를 주최한 스위스 융프라우 철도 우어스 케슬러 대표는 “올해는 스위스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 종목 중 하나인 핸드볼을 융프라우 이벤트 게임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융프라우를 방문하는 여행객 규모가 아시아 3위 이내 들 정도로 중요하다”며 “지난 1월 세계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 남북단일팀으로 유럽에서 큰 관심을 받은 한국과 융프라우가 있는 스위스 베른 지역 팀간의 핸드볼 경기를 올해 개최하게 됐다”고 대회 개최 배경을 밝혔다.

지난 21일부터 스위스 베른에 베이스 캠프를 차리고 전지훈련 중인 남자 대표팀은 스위스 프로팀과 3차레 연습 경기를 갖고, 28일 헝가리 텔키로 이동해 헝가리 남자 프로팀과 4차례 연습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부상 선수가 많아 선수 선발에 어려움을 겪어 온 남자 대표팀은 정의경, 심재복, 정수영 등 베테랑들이 유럽 전훈에 합류함에 따라 선수 구성에 여유를 갖게 됐다. 오는 10월 17일부터 27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에 참가해 지난 리우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의 한을 풀겠다는 각오다.

10월17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남자 핸드볼 아시아 예선전에는 한국과 홈팀인 카타르를 비롯해 바레인, 사우디, 이란, 쿠웨이트, 홍콩, 인도 등 총 8개국이 참가한다. 두 개조로 나눠 조별 리그 경기 후 각 조 상위 2개 팀이 4강에 진출하고 준결, 결승 토너먼트를 펼쳐 1위 팀이 올림픽 티켓을 확보하게 된다.

남자 대표팀 조영신 감독은 “세계적 스포츠 스타들만이 초청받아 온 융프라우 이벤트 게임에 참가하게 돼 영광이다”며 “고지대와 추위로 선수들에게는 힘든 경기였지만 선수들에게 특별한 경험이 되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팀만의 차별화된 조직력과 전술 훈련을 통해 도쿄올림픽 진출 해법을 찾아 오겠다”며 “이번 유럽 프로팀들과의 연습 경기가 체격이 좋은 중동전을 미리 대비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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