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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연한 오데트, 매혹적인 오딜…완벽 연기 위해 연습 또 연습"

장병호 기자I 2024.03.11 05:30:00

국립발레단 차세대 스타 조연재
2018년 입단, 동기 중 가장 빨리 승급
'백조의 호수' 개막 공연 주역 나서
"한계 뛰어넘기 위해 쉼 없이 연습"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년 전 ‘백조의 호수’는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는데요. 이번엔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연습하고 있어요.”

국립발레단의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솔리스트 조연재(29)다. 조연재는 국립발레단의 올해 첫 정기공연 ‘백조의 호수’(27~31일 LG아트센터 서울 LG 시그니처 홀)에서 주인공 오데트·오딜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개막 당일 공연의 주역까지 꿰찼다.

2018년 국립발레단 입단 이후 주역 꿰차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주인공 오데트·오딜 역을 맡은 솔리스트 조연재의 연습 장면. (사진=국립발레단)
2018년 국립발레단에 입단한 조연재는 그 해 ‘호두까기 인형’으로 첫 주역을 맡았다. 이후 거의 매년 발레단 정기공연에서 주역으로 관객과 만났다. 정기공연 개막의 주역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담이 클 법하지만, 조연재는 늘 해 온 것처럼 온 힘을 다해 완벽한 무대를 준비 중이다. 최근 서울 서초구 국립예술단체연습장에서 만난 조연재는 “개막 공연은 처음이라 부담은 되지만, 잘 이겨내서 여느 때와 다름없이 무대에 공연을 잘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긴장된 듯 조심스러운 말투였지만, 밝은 눈웃음에선 자신감이 전해졌다.

조연재는 2022년 ‘백조의 호수’의 주역을 맡은 적이 있다. 아쉬움이 남은 무대였다. 주역으로 무대에서 보여줄 것을 표현하기에 급급했다. 2년 만에 다시 만난 ‘백조의 호수’는 그때의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특히 ‘백조의 호수’의 특징 중 하나인 섬세한 ‘폴 드 브라’(Port de Bras, 발레에서 팔의 움직임을 가리키는 용어)를 보여주는데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한층 깊어진 연기로 만날 수 있다. 발레리나가 ‘백조의 호수’를 ‘꿈의 작품’으로 꼽는 이유는 다른 작품과 달리 1인 2역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순수한 오데트, 악역 오딜로 상반된 매력을 선보여야 한다. 조연재는 “오데트의 처연하고 감성적인 면도 좋지만, 평소 해볼 수 없는 표정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매혹적인 오딜도 재미있다”라며 “연기적인 면도 더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연재에게 발레는 운명처럼 찾아왔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엄마의 권유로 피아노, 수영, 리듬체조 등 여러 가지를 배웠다. 그중 발레가 가장 재미있었다. 공부하길 바란 부모님의 뜻에 따라 발레를 잠시 그만뒀지만, 발레의 매력을 잊을 수 없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을 설득해 발레를 다시 시작했다. 세종대 무용과에 입학한 뒤 불가리아 바르나 국제콩쿠르 3위(2016), 동아무용콩쿠르 금상(2016), 서울국제무용콩쿠르 1위(2017), 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 은상(2017) 등을 받으며 발레계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 2단계 승급…“좋은 기회, 감사하고 잘 해내고 싶어”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주인공 오데트·오딜 역을 맡은 솔리스트 조연재의 연습 장면. (사진=국립발레단)
국립발레단 입단 이후 주역으로 탄탄대로를 달렸다. 2022년부터 모든 정기공연에서 빠짐없이 주역을 꿰찼다. 올해 국립발레단 단원 승급 심사에서 이례적으로 2단계 승급해 솔리스트가 됐다. 입단 동기 중 가장 빠른 승급 속도다.

힘든 순간도 없지 않았다. 발레단 입단 이후 두 차례 부상을 당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번 ‘백조의 호수’ 공연을 앞두고도 작은 부상이 있었다. “첫 연습 날 발목이 돌아갔어요. 이번엔 진짜 안 다치고 잘해보겠다고 했는데, 첫날부터 부상을 당해 정신이 무너졌죠. 그래도 다행히 통증이 크지 않아 지금은 문제없어요. 더 다치지 않기 위해 조심하고 있어요.”

조연재에게 매번 주역을 맡는 비결을 물었다. 잠시 머뭇거리던 조연재는 “운이 좋았다”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직 부족한 실력인데도 좋게 봐주셔서 기회를 많이 주신 것 같아요. 감사하면서도 잘하고 싶은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려고 했어요.” 인터뷰하면서 조연재가 주역이 된 비결을 알 수 있었다. 완벽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과 연습이다.

“발레의 매력은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에요. 처음엔 잘 안되던 동작을 꾸준한 연습을 통해서 해냈을 때 느끼는 재미가 있죠. 발레리나로서 완벽해질 순 없겠지만, 그럼에도 완벽해지려고 늘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목표를 세우고 그걸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서 한계를 계속 넘어서고 싶어요.”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주인공 오데트·오딜 역을 맡은 솔리스트 조연재의 연습 장면. (사진=국립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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