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저 민망한 행각을 천연덕스럽게…최석운 '말타기'

오현주 기자I 2022.01.20 03:30:00

2018년 작
''시대 풍속화가'' 붓이 잡은 소시민 사는 풍경
평범한 삶에 익살·위트로 포인트 박는 작업
''웃픈 현실'' 풍자할 때 탁월한 기량 발휘해
"팬데믹시대 울림 있는 위트로 푸근한 위로"

최석운 ‘말타기’(사진=갤러리나우)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삐죽이 웃음이 새어나온다. 흔한 얼굴이 흔치 않은 행태를 보이고 있으니. 시큰둥하거나 맹맹한 표정의 인물들이 ‘남우세스러운’ 민망한 행각을 천연덕스럽게 연출하는 장면을 포착해온 작가 최석운(62)의 장기가 ‘도배’된 현장이다.

시대의 풍속화가로 불리는 작가다. 소시민의 평범한 삶에 익살과 위트로 포인트를 박아내는 작업을 해왔다. 비단 집안 빈 공간에서 전기로 폴짝 거리는 말을 탄 중년 남성을 그린 ‘말타기’(Horse Riding·2018)뿐만이 아니다. 파란 아이섀도에 빨간 립스틱을 바른 여인들이 등장해 셀카 앞에서 포즈를 잡거나 애정행각을 벌이고, 지하철에서 숙면 중인 남녀, 양치질하는 남자, 뚱녀의 누드 등 연거푸 ‘이야깃거리’를 뽑아냈더랬다.

그러던 작가가 “나무에게 미안했고 나에게 창피했다”며 마당의 대파에게 애정을 듬뿍 쏟아낸 실경자연화 ‘화조도’를 그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역시 작가의 붓은 ‘웃픈 현실’에서 탁월한 기량을 발휘한다. “우울한 팬데믹시대에 울림 있는 위트로 푸근한 위로를 선사한다”는 평가가 전혀 이상하지 않다.

29일까지 서울 강남구 언주로152길 갤러리나우서 김창완·다발킴·성동훈·황주리와 여는 기획전 ‘아트 토핑’(Art Topping)에서 볼 수 있다. 현대사회의 형상을 깊이 자각하는 시대언어로서의 미술에 미술을 얹은 예술의 역할을 묻는 전시로 꾸몄다. 캔버스에 아크릴. 142×112㎝. 작가 소장. 갤러리나우 제공.

최석운 ‘인물2’(2021), 캔버스 패널에 아크릴, 40×30㎝(사진=갤러리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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