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인생은 아름답다 춤은 더 아름답고…이문주 '공원'

오현주 기자I 2021.12.01 03:30:01

2019년 작
도시재개발 풍경에서 옮겨낸 '인물' 그림
줄곧 다룬 ‘사는 장면’에선 벗어나지 않아
회화 완성도 높이며 쌓은 사람 향한 애정

이문주 ‘공원’(사진=이길이구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쿵’하고 울린다. 춤추는 어르신을 처음 본 게 아닌데도 말이다. 단체로 나선 군무가 익숙지 않아선가, 서툰 동작이 부담스러워선가. 그것이 뭐든, 한 번도 주의 깊게 보려 하지 않아서란 게 이유가 될 거다.

작가 이문주(49)의 붓끝에 따라나온 어르신들의 ‘댄스’는 이미 오래전 작가가 마음에 뒀던 장면이란다. 몇 년 전 한 구청에서 건강백세교실 프로그램으로 연 ‘댄스수업’이라는데, 작가의 뇌리에도 강하게 박혔나 보다. “아름답다는 생각과 함께 상실감·무상함 등 여러 혼합된 감정이 스쳤다”고 했다. 덕분에 연작 중 한 점인 ‘공원’(2019)이 나왔다.

사람을 그린 작가의 첫 작업은 개발지역의 도시가 던진 인상을 그린 ‘도시 재개발 풍경’이다. 그 사실적 묘사가 결국 사람으로 옮겨온 거지만 작가가 줄곧 다룬 ‘사는 장면’에선 벗어나지 않는다. 이슈거리를 찾자는 게 아니란다. 회화의 완성도를 높여 “의식적 무의식적 편견을 스스로 깨닫고 인간 존재의 모습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거란다. 어디까지 사실적으로 표현할지, 인물에 적합한 배경은 뭔지, 색채·명암은 어떻게 단순화할지 등등, 분리하기 힘든 회화에 대한 고민, 사람에 대한 애정이다.

12월 3일까지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58길 이길이구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댄스’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 116.5×80.3㎝. 작가 소장. 이길이구갤러리 제공.

이문주 ‘댄스수업 Ⅱ’(Senior Dance Class Ⅱ·2019), 종이에 아크릴·목탄, 69.5×99㎝(사진=이길이구갤러리)
이문주 ‘댄서’(Dancers·2020), 나무 컷, 34.5×25.3㎝(사진=이길이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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