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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될수도" 40년 만에 부활한 ‘택시 합승', 코로나에 썰렁

노재웅 기자I 2022.02.06 08:17:59

택시 합승 합법화됐지만…카카오·타다 "계획 없어"
옛날엔 안전과 규제, 지금은 건강이 이용 걸림돌
시행규칙 확정 전까진 반반택시만…우티 "준비중"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지금은 규제보다 무서운 게 코로나입니다. 지난주 택시 합승이 법적으로 허용됐다는 뉴스가 나온 이후로도 이용자 지표는 좋지 못한 실정이에요.”

약 40년 만에 택시 합승이 합법화된 지 일주일이 흐른 지난 4일, ‘반반택시’를 운영하고 있는 코나투스의 김기동 대표는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허탈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코나투스는 정부 규제 샌드박스로 선정되면서 2019년 8월부터 현재까지 서울에서 택시 합승을 시범 운영 중인 모빌리티 기업이다.

1982년 이후 법적으로 금지됐던 택시 합승 관련 사업이 지난달 28일부로 다시 허용됐지만,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마케팅조차 조심스러워졌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김 대표는 “저희 합승 서비스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10시 사이에 제공되는데, 거리두기로 9시 전에 대부분 집에 가기 때문에 이용자가 없다”면서 “게다가 예전에는 안전이 문제였다면, 이제는 건강 때문에 합승을 회피한다. 서비스를 출시하고 2019년 12월까지 이용자 수가 우상향하며 고점을 찍었다가 코로나19 발발 이후로 2년 넘게 통째로 날렸다”고 설명했다.

규제 해소됐지만…모빌리티 업계 관심 밖

반반택시의 합승 서비스 ‘반반호출’은 서울 지역 내에서 출발지 간 거리 1km 이하인 승객 중 중복 구간이 있는 승객을 자동으로 매칭한다. 합승할 경우 30~50% 저렴한 가격에 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합승 서비스를 원하는 손님이 줄어든 것.

김 대표는 “대신 일반호출 이용자는 꾸준히 늘어서 전년도에 7배 이상 성장했다”면서 “지금은 일반호출 위주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장 상황 때문일까. 택시 호출 서비스를 하는 다른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들도 규제가 풀리자마자 해당 사업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 달리, 합승 서비스는 업계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T) 관계자는 “택시 합승과 관련해서는 사업 준비나 내부 검토 중인 부분이 없다”고 말했고, VCNC(타다) 측도 “택시 합승 서비스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수요 고객이 줄어든 탓도 있지만, 공급자(택시 기사)입장에서도 합승 승객 간 요금 분쟁과 경로에 대한 불만 등이 부담이어서 꺼린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법은 시행됐지만, 시행규칙과 관련해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의 규제 심사가 남아 있는 점도 사업자들이 바로 신규 사업에 뛰어들지 못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행규칙이 정해지기 전까지는 기존 반반택시만 택시 합승 사업을 할 수 있으며, 업계는 이르면 올 상반기 중으로 검토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와 우버의 합작 플랫폼 우티가 현재로썬 유일하게 합승 서비스를 신규 사업으로 준비 중인 곳이다.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톰 화이트 CEO가 합승 서비스 ‘우티풀’(가칭)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우티 역시 지금 단계에선 우티풀에 대한 계획을 밝힐 만한 게 없다는 입장이다.

우티 관계자는 “아직은 언제 어떻게 서비스를 하겠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어느 정도 준비됐는지도 답변하기 이른 단계다. 시행규칙도 정해져야 하고, 조금 더 지켜봐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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