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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시대 '골치' 플라스틱, 기업 신성장동력으로

함정선 기자I 2021.11.29 05:30:00

석유·화학 업계, 플라스틱 사업에 주력
바이오 플라스틱 분야서는 신소재 설비·기술개발
재활용 분야에서는 화학적 재활용 확대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미래 사업으로 ‘플라스틱’에 주력하고 나섰다. 세계 각국에서 ‘탈(脫)플라스틱’이 가속화 하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는 ‘그린슈머’ 역시 늘어나며 골치로 떠오른 소재지만, 지금까지 인류가 누린 플라스틱의 편리함을 버릴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현재의 편리함은 그대로 유지하며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바이오 플라스틱과 플라스틱 재활용 등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산업계에 따르면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은 2020년 12조원에서 2025년 31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썩는 플라스틱’으로 불리는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에서는 국내 기업 간 합종연횡, 해외기업과의 협력 등이 활발하다. 신소재 기술확보와 생산설비 구축을 위해서다.

SKC는 대상, LX인터내셔널과 함께 친환경 신소재로 불리는 ‘PBAT’ 합작사를 설립했다. PBAT는 자연에서 산소, 열, 빛과 효소 반응으로 빠르게 분해되는 플라스틱으로, 땅에 묻으면 6개월 안에 자연 생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다. 비닐 봉투, 위생장갑, 빨대, 농업용 필름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합작법인은 오는 2023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연산 7만톤(t) 규모의 국내 최대 PBAT 생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생산량 기준으로는 세계 두 번째 규모에 이른다.

삼양사가 이소소르비드를 원료로 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PBIAT’와 이를 이용해 만든 플라스틱 필름
삼양사는 최근 전주공장에서 생분해성 플라스틱 ‘PBIAT’ 양산을 시작했다. PBIAT는 바이오 소재인 ‘이소소르비드’를 이용해 기존의 석유 유래 생분해성 플라스틱 ‘PBAT’의 단점을 개선한 친환경 플라스틱이다. PBAT 대비 토양에서의 자연 분해 속도가 빠르고 PBAT보다 강하고 질겨 더 적은 양의 원료로 PBAT보다 얇고 질긴 제품을 만들 수 있어 플라스틱 사용량 자체를 줄여준다는 것이 삼양사의 설명이다.

LG화학은 미국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와 손잡고 합작공장을 설립해 옥수수를 원료로 한 바이오 플라스틱 상업화를 진행 중이다. 2025년까지 미국 현지에 연산 7만5000t 규모의 PLA 공장을 짓는 것이 목표다. PLA는 옥수수에서 추출한 글루코스(포도당)를 발효·정제해 가공한 원료로 만드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다.

석유 업계는 폐(廢)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폐플라스틱에 열을 가해 고품질의 ‘열분해유’를 생산하고 또 이를 이용해 다시 플라스틱을 만들어내는 순환경제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원유 정제 공정에 투입해 친환경 납사를 생산하는 실증 연구에 나섰다. 이렇게 생산한 납사는 석유화학사에 공급해 새 플라스틱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열분해공정을 활용해 앞으로 연간 5만t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장을 설립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SK지오센트릭도 열분해를 통한 화학적 재활용 시장 공략을 위해 중소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말 중소기업이 생산한 열분해유를 정유·석유화학 공정 원료로 투입하고 품질 개선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미국 열분해 전문업체인 브라이트마크와 협력해 대규모 열분해유 공장을 울산에 건설할 예정이다.

화학적 재활용 구분(자료=삼성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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