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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류는 콘텐츠의 경쟁력에서 시작됐다. 당초 해외 시장을 노린 콘텐츠는 최근에서야 제작되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보여주기식 행정이나 임시방편이 아닌 업계 종사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상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국장(이하 박 국장)=무엇보다 경쟁력 유지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 자본 없이도 국내 시장에서 버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예를 들어 일산 빛마루방송센터 같은 시설이 있다. 사용료가 시장가의 2배 정도다. 훌륭한 시설인데 사실상 사용하기 쉽지 않다. 제작사들이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다면 제작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된다.
△손석우 BH엔터테인먼트 대표(이하 손 대표)=해외 시장에 대한 조사 자료가 더 널리 공유됐으면 한다. 대부분 매니지먼트가 영세하다. 자체적으로 연구 인력을 꾸릴 역량이 안 된다. 우리 드라마가 어느 나라에서 인기 있고, 시청률이 어떻게 나왔고, 어느 배우를 좋아하는지 등과 같은 자료를 일부 매니지먼트나 제작사, 방송사가 독점하고 있다. 콘텐츠진흥원 등에서 이런 연구가 이뤄지지만, 좀 더 구체적인 자료가 실시간으로 공개됐으면 한다.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제3의, 제4의 한류를 개척했으면 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6 해외콘텐츠시장 동향’에 따르면 2015년 중국의 방송 시장은 전년대비 6.0% 성장한 355억 42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40조원이 넘는 시장 규모를 기록했다. 중국 방송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6.7%를 기록하며 491억 62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규모에서 이를 대체할 시장은 북미가 유일하다. 콘텐츠 산업이 발달한 북미를 뚫기란 현 시점에서 쉬운 일이 아니다. 대신 20~30대 인구의 비율이 높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이 주목할 만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현호 MBC 예능국 예능해외제작부장=국내 포맷 산업은 중국 시장을 경험하면서 전문 인력이 양성됐다. 그동안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남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언젠가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손 대표=‘대체’할 수 있는 지역은 없다고 본다. 통일이 되서 인구가 늘어나면 자체 성장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
△황지선 마운틴무브먼트 대표(이하 황 대표)=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꾸준히 나온다면 동남아를 넘어 유럽까지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한국 드라마에 애청하는 동남아, 유럽 시청자 층이 있다.
△박 국장=기존에는 일본이나 중국 등 지역에 따른 고민이었다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처럼 전 세계를 아우르는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