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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 한한령 직격탄]②40조원 넘는 中방송시장…새 활로는?

김윤지 기자I 2017.03.10 06:59:00
중국판 ‘런닝맨’인 ‘달려라 형제’(사진=SBS)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중국 한한령(限韓令·한류 콘텐츠 금지령)에 따른 국내 방송가의 피해가 구체화되고 있다.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 배치 결정이 이뤄진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희망은 있었다. 최근 배치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중국의 보복도 강화됐다. KBS2 드라마 ‘화랑’의 중국 동시 방영은 갑자기 중단됐고, 중국판 ‘런닝맨’인 중국 저장위성TV ‘달려라 형제’는 올해 시즌5를 선보이면서 ‘달려라’로 간판을 새로 달았다. 계약에 따른 정당한 수익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한령에 따른 피해와 대응책을 각 분야 전문가로부터 들어봤다. (방송가 한한령 직격탄①에서 이어)

그동안 한류는 콘텐츠의 경쟁력에서 시작됐다. 당초 해외 시장을 노린 콘텐츠는 최근에서야 제작되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보여주기식 행정이나 임시방편이 아닌 업계 종사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상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국장(이하 박 국장)=무엇보다 경쟁력 유지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 자본 없이도 국내 시장에서 버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예를 들어 일산 빛마루방송센터 같은 시설이 있다. 사용료가 시장가의 2배 정도다. 훌륭한 시설인데 사실상 사용하기 쉽지 않다. 제작사들이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다면 제작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된다.

△손석우 BH엔터테인먼트 대표(이하 손 대표)=해외 시장에 대한 조사 자료가 더 널리 공유됐으면 한다. 대부분 매니지먼트가 영세하다. 자체적으로 연구 인력을 꾸릴 역량이 안 된다. 우리 드라마가 어느 나라에서 인기 있고, 시청률이 어떻게 나왔고, 어느 배우를 좋아하는지 등과 같은 자료를 일부 매니지먼트나 제작사, 방송사가 독점하고 있다. 콘텐츠진흥원 등에서 이런 연구가 이뤄지지만, 좀 더 구체적인 자료가 실시간으로 공개됐으면 한다.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제3의, 제4의 한류를 개척했으면 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6 해외콘텐츠시장 동향’에 따르면 2015년 중국의 방송 시장은 전년대비 6.0% 성장한 355억 42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40조원이 넘는 시장 규모를 기록했다. 중국 방송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6.7%를 기록하며 491억 62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규모에서 이를 대체할 시장은 북미가 유일하다. 콘텐츠 산업이 발달한 북미를 뚫기란 현 시점에서 쉬운 일이 아니다. 대신 20~30대 인구의 비율이 높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이 주목할 만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현호 MBC 예능국 예능해외제작부장=국내 포맷 산업은 중국 시장을 경험하면서 전문 인력이 양성됐다. 그동안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남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언젠가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손 대표=‘대체’할 수 있는 지역은 없다고 본다. 통일이 되서 인구가 늘어나면 자체 성장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

△황지선 마운틴무브먼트 대표(이하 황 대표)=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꾸준히 나온다면 동남아를 넘어 유럽까지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한국 드라마에 애청하는 동남아, 유럽 시청자 층이 있다.

△박 국장=기존에는 일본이나 중국 등 지역에 따른 고민이었다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처럼 전 세계를 아우르는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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