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윤정훈의 생활주식]비건푸드 대세라는데, '비욘드미트' 주가는 왜 이모양?

윤정훈 기자I 2021.08.08 07:00:51

푸드테크 기업 비욘드미트 1년 수익률 -2.79%
코로나 델타변이와 인건비 확대에 적자 지속
현지 업체와 임파서블푸드 등 대체육 시장 경쟁 치열
유럽, 중국 해외 매출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긍정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미국 주식 비욘드 미트에 투자했다면 지난 1년간 웃을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식물성 단백질로 고기를 만드는 것이 지구를 보호한다는 좋은 취지를 듣고 투자했지만, 주가는 영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비건 푸드가 대세라고 하는데 왜 비욘드 미트는 상승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사진=비욘드미트 SNS 갈무리)
8일 업계에 따르면 비욘드미트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마이너스 2.79%다. 미국시장의 주가지수인 S&P500과 나스닥은 사상최고치인것을 감안했을 때 상대적인 손실감은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주가 하락 이유는 성장률 둔화와 코로나19 델타 변이, 경쟁심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식물성 고기 시장은 빠르게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비욘드미트의 성장은 둔화된 모양새다.

비욘드미트는 지난달 발표했던 2분기 실적에서 전년 대비 31.8% 증가한 1억 4940만달러 매출액(1712억)에 같은 기간 1020만달러(11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순매출은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지만, 순손실이 시장 예상치인 주당 24센트를 넘어선 31센트를 기록했다.

비욘드미트는 인력 충원과 마케팅 비용 증가 등에 따라 손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체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미국 식료품 매장 매출이 감소한 것이 요인이다. 작년에는 셧다운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비욘드미트 등 식료품을 많이 샀기 떄문에 역기저효과가 발생했다.

델타변이 등이 확산되면 3분기에도 불확실한 영향이 감지된다. 공장 근로자가 일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고, 비욘드미트를 판매하는 레스토랑 등이 문을 닫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던 브라운 CEO는 “소비가 살아나면서 기록적인 순매출과 식품 서비스 시장의 성장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코로나 델타 변이로 인해 소매와 식품 서비스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을 감안해 3분기 매출은 1억 2000만~1억 4000만달러로 시장 예측보다 적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외 지역 매출은 2배 이상 증가했다. 유럽과 중국에 생산능력 확장을 위해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장기전망이 밝다. 유럽에서는 미트볼을 처음 출시했고, 중국 판매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비욘드미트는 중국 진출 첫해에 스타벅스 차이나에 메뉴를 넣었고 KFC와 피자헛, 진딩쉬안 등 중국 소매 프랜차이즈 업체와 제휴를 맺었다. 중국 상하이 인근 자싱에 공장을 세운만큼 중국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제품만 개발한다면 실적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비욘드미트 1년 주가 현황(사진=스톡차트)
다만 글로벌에서 비건 시장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면서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같은 미국기업인 임파서블 푸드를 비롯해 현지 식품회사들이 직접 개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만 보더라도 비욘드미트는 동원F&B와 계약을 맺고 2019년부터 선뵈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신세계푸드는 베러미트, 농심은 베지가든 등 독자적인 상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비욘드미트는 경쟁사 대비 가격이 10~20% 높다. 이에 비해 혁신적인 맛이나 식감을 내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이 분야 유일한 상장회사에 선도적으로 기술을 개발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은 충분하다.

실제 올 초에 펩시코와 제품 개발에 나선다는 소식만으로 주가는 30% 급등하기도 했다.

대체육 시장은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 성장할 수 밖에 없는 시장이다. 실제 축산업은 지구 전체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15%를 담당한다. 이를 줄이기 위해서 식물성 고기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 간헐적 채식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팝스타 비욘세가 비건식을 통해 20kg를 감량했고, 국내에 연예인과 일반인 중에서도 부분 채식을 하는 사람이 점차 늘고 있다.

이런 잠재성을 바라보고 미국에서는 일찌감치 비욘드미트에 ‘육가공업계의 테슬라’라는 별명을 붙였다. 이에 비욘드미트가 입맛에 맞는 상품만 개발한다면 기존의 성장 속도보다 훨씬 빠른 성장을 기록할 수 있다. 다만 플랫폼 기업이 아니라 생산기반 시설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시장의 생각보다 속도는 더딜 수 있다.

가치 소비 트렌드와 중국 시장의 잠재력을 놓고 보면 투자에 가치는 있어보인다. 현재 120달러 수준의 주가 수준도 부담스럽지 않는 수준이다. 지난 6일 장 마감 기준 시가총액은 78억 1000만달러(8조 9502억원)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