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잉글랜드에 승부차기 승리...53년 만에 유럽 챔피언 등극

이석무 기자I 2021.07.12 07:46:02
이탈리아가 유로2020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이탈리아 선수들이 유로2020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이탈리아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잉글랜드의 승부차기를 막아내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누르고 53년 만에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탈리아는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결승에서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가운데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를 3-2로 제압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자국에서 열렸던 1968년 대회 이후 무려 53년 만에 유럽 축구 정상에 등극했다. 2000년대 들어 두 차례나 결승에 진출하고도 모두 준우승에 그쳤던 이탈리아는 2전 3기 만에 당시 아쉬움을 날려버렸다. 아울러 이번 대회 7경기 포함, 34경기 연속 무패(27승 7무) 행진을 이어가며 현재 유럽 축구 최강팀임을 증명했다.

반면 잉글랜드는 안방에서 유로 첫 우승을 이룰 절호의 기회를 잡았지만 이탈리아의 벽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대신 유로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오른데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 MVP(최우수선수상) 격인 ‘플레이어 오브 더 토너먼트’로는 이탈리아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AC밀란)가 선정됐다. 1996년 대회부터 이 상을 시상한 가운데 골키퍼가 수상자로 결정된 것은 돈나룸마가 처음이다. 돈나룸마는 이번 대회 7경기를 치르면서 단 4골만 허용해 이탈리아의 우승을 견인했다.

초반 분위기는 홈팀 잉글랜드가 주도했다. 잉글랜드는 경기 시작 2분 만에 루크 쇼(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나갔다. 키이런 트리피어(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오른쪽에서 올린 대각선 크로스를 쇼가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유로 결승 역대 최단 시간 골로 기록됐다.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내준 이탈리아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35분 페데리코 키에사(유벤투스)의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난 것이 아쉬운 장면이었다.

이탈리아는 후반전 초반 니콜로 바렐라(인테르 밀란)와 치로 임모빌레(라치오)를 잇따라 빼고 브라얀 크리스탄테(AS로마)와 도메니코 베라디(사수올로)를 투입하며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결국 후반 22분 이탈리아는 동점골을 뽑아냈다. 코너킥 기회에서 마르코 베라티(파리 생제르맹)의 헤더를 잉글랜드 골키퍼 조던 픽퍼드(에버튼)가 쳐냈지만 이를 수비수 레오나르도 보누치(유벤투스)가 다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동점을 만든 이탈리아는 후반전 남은 시간 계속 공격을 이어갔다. 하지만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고 승부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연장전에서는 홈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잉글랜드가 몰아붙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골은 터지지 않았다.

결국 마지막 우승컵의 주인공은 승부차기에 의해 가려졌다. 선축에 나선 이탈리아는 2번째 키커 안드레아 벨로티(토리노)의 슛이 잉글랜드 골키퍼 픽퍼드에게 막혀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3번째 키커 마커스 래시퍼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실축한데 이어 4번째 키커 제이든 산초(도르트문트)의 슈팅이 골키퍼 돈나룸마의 선방에 막혀 이탈리아가 3-2로 리드를 잡았다. 래시퍼드와 산초 모두 연장 종료 직전 승부차기를 위해 투입한 회심의 카드였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이탈리아의 5번째 키커 조르지뉴(첼시)의 슈팅도 픽퍼드에게 막히면서 잉글랜드는 기사회생할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잉글랜드 5번 키커 부카요 사카(아스널)의 슈팅이 돈나룸마에게 다시 걸리면서 끝내 이탈리아가 최종 우승팀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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