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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김희선 "예쁘다vs믿보배?…저 그냥 둘 다 하면 안돼요?" [인터뷰]①

김가영 기자I 2020.11.15 08:45:00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예쁘다’, ‘믿보배’. 다 좋은데 그냥 둘 다 하면 안돼요?”

김희선(사진=힌지엔터테인먼트)
배우 김희선이 ‘예쁘다’는 말과 ‘믿보배’라는 말 중에 어떤 말이 더 듣기 좋냐는 질문에 한참을 고민하다 이같이 말했다. 최근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희선은 “‘예쁘다’라는 말을 싫어하는 여배우가 있을까. 그런데 배우로서 ‘믿보배’라는 말은 정말 듣고 싶은 말이다”며 “둘 다 좋은데 그냥 ‘믿보예배’를 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 달 24일 종영한 ‘앨리스’는 죽음으로 인해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된 남녀가 시간과 차원의 한계를 넘어 마법처럼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김희선은 박선영, 윤태이 두 역할을 연기하며 탄탄한 연기력을 증명했다. ‘미모의 스타’였던 김희선이 이젠 ‘믿고 보는 미모의 배우’라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1인 2역을 하며 깊은 고민을 했다는 김희선은 “1인 2역이다 보니까 선영이에게서 태이가 보이면 안 되고 태이에게서 선영이가 보이면 안 된다. ‘시간이 더 있었으면 잘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윤태이를 하다가도 박선영 연기를 바로 해야 하고. 아직도 선영이가 다 안 나왔는데 빨리 태이를 해야 하니까 쉽지가 않더라. 가벼운 대사들이 아니라 드라마 흐름상 필요한 부분이다 보니 시간, 공을 들여서 하면 좋겠는데 시간적 부분이 아쉽긴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어려운 점은 그런 거다. 쭉 태이 부분을 찍고 선영이 부분을 찍는데 대사의 양이 만만치가 않다. A4 3장 정도를 혼자 외워야 하다 보니까 태이를 연기하면서도 선영이 표정이 나오려고 하고 헷갈릴 때가 있었다. 그런 것 빼고는 재밌게 촬영한 것 같다”고 솔직히 말했다.

“윤태이 연기를 하며 박선영 표정이 나오려 했다”고 겸손하게 표현했지만, 김희선은 전혀 다른 1인 2역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김희선(사진=힌지엔터테인먼트)
김희선은 1인 2역을 연기한 것에 대해 “연기하는 사람도 재밌다. 사실 우리가 한 작품을 하다 보면 8개월 그 사람으로 산다. 그 시간을 두 사람으로 산다는 게 지루하지 않고 재밌는 것 같다. 또 (연기한 것이) 20대는 20대 나름대로, 30대는 30대 나름대로 다른 사람이다. 연기를 하면서 내내 재밌게 ‘엄마구나’, ‘태이구나’ 지루하지 않게 촬영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1인 2역에 20대부터 40대까지, 한 작품 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김희선은 “과연 배우가 자기 연기를 보며 몇이나 만족을 할까 그런 생각이 든다. 촬영할 때는 ‘잘한 것 같아’ 스스로 칭찬하는데 화면에서는 생각보다 아니어서 실망한 적이 많았다”고 털어놓으며 “저도 사람이다 보니까 댓글도 보고 그런데, SNS 와서 댓글을 남겨주는 분들은 99.9% 칭찬밖에 없다. 그래서 SNS을 가면 행복하다. 포털사이트 안 좋은 댓글을 보다가도 SNS을 가면 참 행복하더라.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는 데 반반이다. 좋은 댓글만 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유쾌한 대답을 내놓았다.

또한 “제 연기에 만족한다기보다 ‘앨리스’를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 드렸던 것이 만족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김희선(사진=힌지엔터테인먼트)
김희선이 출연한 드라마 ‘앨리스’는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드라마다. 김희선에게 “시간여행이 가능해져 과거로 갈 수 있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지자 그는 “현재가 가장 좋다. 20대 때부터 활동을 하다 보니까 20대 때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 연기를 하는 방향 이런 것이 조금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감독님이 원하지 않으면 포기할 부분이 많았다. 이제는 활동도 오래하고 감독님들과 얘기도 많이 하면서 하다 보니까 제 의견을 조금 더 어필할 수 있는 시간이 많더라. 사실 지금, 이렇게 감독님이랑 고민하고 얘기하면서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좋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에 정말 정 가 야한다면 사회생활 나오기 전, 초등학교 시절로 가고 싶다. 엄마 용돈이나 받고 이럴 때? 그때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중학교 가면 나름대로 전쟁이다. 고등학교 땐 수능 시험도 있고 그렇다. 초등학교 때로 가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놀고”라고 웃었다.

‘앨리스’를 통해 또 한번의 도전에 성공한 김희선은 “25년 넘게 활동을 하니까 편견 깨는 건 잊었다. 다른 캐릭터로 가긴 늦었다. 지금까지 여러분께 보여줬던 것. 한결같이 보여준 걸 보여주는 게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열심히 노력하고 도전하는 김희선이 되고 싶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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