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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들썩]조카에 개똥까지 먹인 이모…“친모는 학대 도구 건넸다”

장구슬 기자I 2021.06.12 00:05:17

‘조카 물고문 살인’ 사건 관련 학대 영상 추가 공개
친모, 학대 외면…도리어 이모에 범행 도구 전달
검찰, 친모 불구속 기소…이모 부부 재판에 병합 신청 검토
숨진 여아 친부 “이모 부부·친모 엄벌” 탄원서 제출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온라인 들썩]은 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다양한 사연을 소개합니다.

10세 조카를 수시로 폭행하고 강제로 욕조 물에 집어넣어 사망케 한 이모 부부의 끔찍한 학대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줬습니다. 아이의 친모는 학대를 외면한 채 자신의 언니이자 가해자인 이모에게 범행 도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은 커졌습니다. 이모 부부와 함께 산 지 90여 일 만에 10세 여아는 외로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이모 부부의 학대 끝에 숨진 10세 여아의 생전 모습. 아이 눈가에 멍 자국이 선명하다. (사진=MBC ‘PD수첩’ 방송화면 캡처)


검찰, 이모 부부 촬영한 ‘학대 영상’ 공개

무속인 A씨와 남편 B씨는 귀신이 들렸다는 이유로 열네 차례에 걸쳐 조카 C양을 학대했습니다. 남편과 이혼한 C양의 친모 D씨는 지난해 11월 초 이사와 직장 문제 등으로 C양을 A씨 부부에게 맡겼습니다.

A씨 부부는 C양을 학대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에 걸쳐 동영상과 사진으로 촬영했습니다. 검찰은 지난 8일 열린 A씨 부부 재판에서 공소사실 중 대표적인 것을 추려 법정에서 영상을 재생하면서 혐의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심리를 진행했습니다. 영상에는 1월16일부터 C양 사망 당일인 2월8일까지 학대 장면이 담겨 있었습니다.

1월16일 오후 4시께 촬영된 영상. 허벅지에 멍이 든 C양이 알몸상태로 욕실 바닥에서 빨래를 하고 있다. (사진=MBC 뉴스 화면 캡처)
검찰이 공개한 첫 번째 영상은 1월16일 오후 4시께 촬영된 것으로, 어깨와 허벅지 부분에 새파랗게 멍이 든 C양이 알몸상태로 욕실 바닥에서 빨래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A씨 부부는 이튿날인 17일엔 불이 꺼진 거실에서 알몸상태의 C양에게 양손을 들고 벌을 서도록 했습니다. A씨는 C양에게 “높게 안 올려”라며 질책했습니다.

1월20일 오후 1시26분께 촬영한 영상을 보면, A씨가 C양을 대형 비닐봉지 안에 들어가게 한 뒤 그 안에 있던 개의 대변을 먹도록 강요합니다. A씨는 C양에게 “입에 쏙”이라고 말하며 대변을 먹으라고 지시하고, C양이 대변을 입에 넣고 삼키지 않자 “장난해? 삼켜”라고 명령했습니다.

C양 사망 전날과 사망 당일 촬영된 영상. (사진=MBC 뉴스 화면 캡처)


사망 당일엔 다리 힘 풀려 쓰러져…얼굴·팔 곳곳에 멍 자국

시간이 갈수록 학대의 강도는 세졌습니다. 1월24일 영상 속 알몸상태의 C양은 걷기가 불편한 것처럼 뒤뚱거리고, 욕실 안 비닐봉지를 정리하면서 허리를 숙이는 것조차 힘들어했습니다. 하루 뒤 촬영한 사진의 C양은 두 눈을 아예 뜰 수 없을 정도로 눈이 부어 있었습니다.

사망 전날인 2월7일 오전 6시10분께 C양은 무릎을 꿇고 양손을 드는 벌을 받던 중 왼팔을 아예 들지 못했습니다. 하의를 벗은 채 무릎을 꿇고 있는 C양의 눈 주변과 팔 곳곳은 멍들었습니다.

A씨는 “손 올려. 오늘은 딱 그만큼 올라가니?”라며 손을 들라고 명령했고, C양은 팔을 올리려 애썼지만, 올리지 못했습니다. 이 모습을 본 A씨는 웃으며 “(팔) 올려라. 왜 오늘도 의사 진찰이 필요하니?”라고 비아냥댔습니다.

검찰은 늑골이 부러진 C양이 팔을 제대로 들지 못해 오른손으로 왼손을 잡아 드는 식으로 버텨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망 당일인 2월8일 오전 11시에는 A씨가 “이모부 쪽으로 와 봐”라고 말하자 C양이 힘겹게 방향을 트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2분 뒤에는 C양이 거실에서 몇 걸음 떼지 못하고 넘어지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이후 A씨 부부는 C양의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에 여러 차례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이른바 ‘물고문’을 해 사망케 했습니다. A씨는 아이의 양손을 몸 뒤로 모아 빨랫줄로 묶고 비닐 봉투로 다리까지 묶은 뒤 머리를 욕조에 넣었다가 빼기를 수차례 반복했습니다. B씨는 못 움직이게 다리를 잡았습니다. 50분간 이어진 물고문 끝에 C양은 결국 사망했습니다.

조카 C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 A씨(왼쪽)와 이모부 B씨. (사진=연합뉴스)


“이모 손 닿으면 다 고쳐져”…학대 외면한 친모

C양이 A씨 부부의 잔혹한 학대로 인해 숨질 때까지 친모 D씨는 아이의 상태를 살피기는커녕 자신의 언니이자 가해자인 A씨에게 학대 도구를 챙겨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D씨는 지난 1월25일 오후 3시40분께 언니 A씨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딸 C양의 양쪽 눈에 멍이 든 사진을 전송받고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C양의 사망 전날인 2월7일 오후 7시40분께 A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애가 귀신에게 빙의 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러려면 복숭아 나뭇가지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복숭아 나뭇가지 한 묶음을 사서 전달한 혐의도 받습니다.

D씨는 당일 밤부터 새벽까지 3시간여 전화 통화 과정에서 A씨로부터 “파리채로 아이를 때렸다”는 등의 말을 들었지만, 오히려 딸과 전화를 바꿔 “이모 손을 닿으면 안 고쳐지는 것이 없다”고 딸을 다독였습니다.

검찰은 “(D씨가 전달한) 복숭아 나뭇가지 등을 이용한 폭행이 지속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수원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김원호 부장검사)는 지난 9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방조 및 유기·방임) 혐의로 친모 D씨를 불구속기소 했습니다. 검찰은 D씨 사건을 A씨 부부의 재판에 병합 신청할지를 검토 중입니다.

C양과 함께 이 사건의 또 다른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친부는 A씨 부부와 D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상태입니다. A씨 부부에 대한 다음 재판은 내달 1일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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